효도 효도/윤삼열 아버지는 늘 말했지 공부해라 일찍 일어나라 게으르면 안된다 눕지마라 누우면 소된다규칙적인 생활해라 아들은 그랬지 알았다구요 아빠가 뭘 알아요 그만 귀찮게 하세요 내가 알아서 다 한다구요 커서 보니 서른쯤 되어 아버지 마음 알았고 마흔쯤 되어 나도 그 잔소리를 .. 사무엘 시편 2019.05.20
훈장 흔적/윤삼열 은퇴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때 상악동 암으로 얼굴 부위에 큰 수술을 하며 암 전이 가능성이 있어 오른쪽 임파선도 제거하였다 몸에 난 상처는 결코 대수롭지 않았다 음식을 씹는 저작활동은 물론 귀와 눈도 기능이 저하되고 어깨의 통증은 사라질 기미가 없다 프란시스는 스.. 사무엘 시편 2019.05.20
잔소리의 미학 잔소리의 미학/윤삼열 나라엔 헌법이 교회엔 성경이 있어 기준이 세워지듯 가정엔 쓰여있지 않아도 보존되지도 않은 자녀교육 지침과 기준이 있지 듣고 들어도 닳지 않는 잔소리 자주해서 잔소리 시답잖은 소리 한 번 두 번 하다보면 관심이 애정되고 사랑이 되고 세 번 네 번 계속하면 .. 사무엘 시편 2019.05.20
인절미 인절미/윤삼열 인절미는 엄마다 인절미는 엄마의 젖이다 엄마는 나를 인절미로 키우셨다 엄마 품을 떠난 후에도 인절미를 보면 엄마가 생각나고 엄마가 보고플 땐 인절미가 떠오른다 꼭 그랬다 내가 집에 가는 날은 인절미도 함께 있었고 엄마를 부르면 인절미도 같이 마중나온다 인절미.. 사무엘 시편 2019.05.20
조각 중 조각 중/윤삼열 끌 정 망치 등으로 오늘도 나는 깎아지고 있다 비너스가 되려나 다비드가 되려나 비만한 살이 깎이고 여기저기 도려내지는 작업중이다 두번째 작업중이니 엄밀히 말하면 리모델링 중이다 버려져도 말 못할 폐조각상을 그 분은 다시 수리중이다 아직 쓸 데가 있음이라 이.. 사무엘 시편 2019.05.20
대장장이 대장장이/윤삼열 불에 달구거나 녹이거나 물에 담그든지 불에 넣든지 그것은 대장장이 맘대로 자르든지 붙이든지 메질하든 담금질하든 화로의 불을 피워 풀무질하는 대장장이 맘대로 굽은 것을 펴거나 반듯한 걸 굽히거나 그것은 대장장이 맘대로 철을 만들지 금을 만들지 낫을 만들지 .. 사무엘 시편 2019.05.20
착각 착각/윤삼열 그렇게 알았습니다 구부러진 것보다 반듯한 게 좋은 줄 흔들리는 것보다 곧게 서야 되는 줄 두루뭉술하기보다 분명해야 똑똑한 줄 꼿꼿하게 서서 인사하는 게 자랑인 줄 글씨도 정자로 써야만 멋있는 줄 그래서 골목길이 아닌 쭉 뻗은 대로를 택하고 접근성좋고 편리한 네모 .. 사무엘 시편 2019.05.20
닮은꼴 닮은꼴/윤삼열 살라고 숨 쉬라고 쉼 숨을 쉬어야 살고 쉬어야 숨을 쉬는 네가 있어 내가 있고 내가 있어 네가 있는 너와 나의 닮은꼴 삶과 숨, 너와 나 사무엘 시편 2019.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