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 시편

상처

물음표와 느낌표 2019. 5. 9. 21:30
상처/윤삼열 

주방에서 조리하다 손을 베었다
흔치 않는 일이다
밴드 하나 붙이니 피가 멎었다
하루 이틀 지나니 감쪽같다

책장을 정리하다 발등을 찍혔다
가끔 있는 일이다
붕대로 돌돌말아 한숨 돌렸다
한달 가까이 멍자국이 퍼렇다

친구와 장난치다 머리가 깨졌다
거의 없는 일이다
병원에서 꿰매느라 조금 아팠다
흉터는 남았지만 아프진 않다

어쩌다가 살다보니 암에 걸렸다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불편함도 통증도 여간 아니다
암이 앎이 되는 고난의 유익이라 

친근한 사람에게 험담을 들었다
때때로 있는 일이다 
괜찮은척 해보지만 속이 아리다
세월이 흐르는데 상처는 깊어간다

베이고 멍들고 깨지는 고통
치유되지 못하는 아픔도 크지만
흉터없는 마음의 상처는  
얼마를 더 살아야 아프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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