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 시편

훈장

물음표와 느낌표 2019. 5. 20. 22:29
흔적/윤삼열

은퇴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때
상악동 암으로 
얼굴 부위에 큰 수술을 하며
암 전이 가능성이 있어
오른쪽 임파선도 제거하였다

몸에 난 상처는 
결코 대수롭지 않았다
음식을 씹는 저작활동은 물론
귀와 눈도 기능이 저하되고
어깨의 통증은 사라질 기미가 없다

프란시스는 스스로 고통을 구하여
오상(五傷)을 가졌고
바울도 예수의 흔적을 지녔다고
고백하며 자랑했다는데
나도 이제 흔적을 가지게 되었다

살아있기 때문에 흔적을 가지고 
은혜 아니면 살아 갈 수 없음을
몸으로 기억하라고 
숨기려 해도 반드시 드러나는
은총의 흔적을 주셨네
 
남들은 은퇴할 때 
훈장을 받는다는데
나는 하늘의 흔적을
훈장으로 받았다


'사무엘 시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효도  (0) 2019.05.20
잔소리의 미학  (0) 2019.05.20
인절미  (0) 2019.05.20
조각 중  (0) 2019.05.20
대장장이  (0) 2019.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