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시험
(마태16:13-16) 중요한 시험 94장
학생들이 그동안 배운 것을 정리하고 마무리하며 점검하는 학기말 시험기간입니다. 학생들은 시험을 준비하며 학습한 내용을 정리하고 또 시험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합니다. 시험은 학생만 아니라 가르치는 사람의 능력과 현주소도 파악하게 하는 기능이 있지만 무엇보다 시험의 종국은 개개인의 향상을 목표로 하는 한편 학생의 정체성을 찾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시험은 싫지만 누구나 거쳐야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어느 간호학교에서 기말시험이 치러지고 있었습니다. 고요한 적막이 흐르는 가운데 시험은 진행되었고 드디어 대부분의 학생들이 마지막 문제를 풀게 되었습니다. 그때 여기저기서 한숨소리와 놀람의 탄성이 터져 나왔지요. 마지막 질문은 바로 '우리 학교를 깨끗하게 청소해 주는 아주머니의 이름은?' 이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 아주머니를 여러 번 봤을 겁니다. 검정머리에 키가 크고 나이는 오십대쯤으로 보이는 평범한 아주머니였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마지막 문제의 답을 공란으로 두고 답안지를 제출했습니다. 답안지를 모두 제출하고 난 후 한 학생이 마지막 문항도 점수에 반영되는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물론이지요. 여러분은 간호사로서 앞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대하게 될 것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중요한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여러분의 각별한 주의와 배려를 받을 권리가 있지요. 여러분은 누구에게나 먼저 미소를 보내야 하고, 먼저 인사를 건네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시험문제는 여러분의 관심도를 측정해 본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는데는 지식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른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예수님도 수많은 가르침과 이적을 행하셨지만 주님의 목적은 일이 아니라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목표 지향적이라기보다는 관계 지향적이었습니다. 권위적이기보다는 함께 일하는 팀 사역이었습니다. 그래서 열두제자를 부르시고 그들을 사람 낚는 어부로 세우기 위해 3년을 투자했습니다. 그것은 한마디로 사람을 세우는 지도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부르시어 정명동산에서 함께 일하게 하신 것 역시 우리가 협력하여 우리에게 맡겨진 학생들을 세우고 그들을 섬기기 위함입니다. 그러기에 우리와 함께 더불어 가는 사람이 누구인지 아는 것은 공부이상으로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우리에게 맡겨진 학생들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그들은 우리의 관심과 기도와 사랑으로 그들의 꿈을 이루어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를 부르신 그분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고백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이번 시험기간 우리는 이 시험문제에 충분히 고민하며 성실한 답을 내릴 수 있기를 원합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말하느냐가 아니라 우리를 부르시고 우리와 함께 하시며 우리를 도우시는 그분이 누구인지 분명하게 고백했으면 좋겠습니다. (목포정명여자중학교 2006년 12월 11일 교직원예배 : 윤삼열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