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짜기의 은혜와 축복
골짜기의 은혜와 축복
사람이면 누구나 찬란한 행복을 꿈꾸지만
그보다는 힘들고 어려운 눈물골짜기를 지날 때가 많음를 경험을 통해 실감합니다.
우리 사는 인생이 순풍에 돛단듯 계획대로 이루어지고...
좋은 일만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삶의 현실은 계속되는 파도와 험난하고 암담한 길을 걷게 됩니다.
저도 몇번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며 인생의 파도타기중입니다.
저의 십대와 이십대 중반까지의 삶은 거칠것 없는 오르막이었습니다.
분명한 목표와 뜨거운 열정 게다가 유복한 가정환경과 타고난 건강까지...
살면서 겪어야 할 여러가지 질병과 가난에 따른 고난과 사춘기의 반항 등
그런 것들은 제게 전혀 없었습니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고, 어려서부터 시작한 신앙생활의 덕택이기도 했고,
뛰어난 리더십과 모범으로 학교의 모든 모범과 선행상은 독차지할 정도였지만
사춘기 시절 맞이한 친구의 죽음이 가장 큰 전환점이 되어 목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랄총량의 법칙이란게 있다고 하지요.
그후로 결혼을 하고 제 인생은 꽃길만 남은 듯하였습니다.
행복한 가정을 꿈꾸며 시작한 결혼생활은
오히려 깊은 수렁으로 빠지기만 하였고
빠져나오려고 하면 할수록 더 깊이 빠져드는 늪과 뻘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수차례의 위기와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을 향한 열정과 사랑으로
저를 지탱할 수 있었고, 그때마다 베풀어주시는 주님의 은혜로 살 수 있었습니다.
그게 제 인생의 첫번 째 골짜기였습니다.
첫 골짜기를 지나며 주님은 내 인생의 물줄기를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학원 사역은 어쩌면 처음부터 예정되어 있었는지 모릅니다.
그 골짜기에서 인생의 맵집도 키우고, 공부도 하고, 색다른 경험들도 하며
마침내 복주시는 주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릴 적 부모님 손을 꼭 붙잡고 밤길 걷듯 주님 손 꼭 붙잡고
희망의 노래를 부르며 골짜기를 벗어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기쁘고 즐거웠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인생 경주의 마지막 릴레이 주자가 되어
바톤 터치만 하면 되는 순간 그만 바톤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아니 바톤을 받지도 못하고 그만 쓰러지고 만 것입니다.
환호대신 탄식이 터져 나오고
주변의 비난과 야유도 내 귀를 맴도는 듯 했습니다.
청천벽력같은 상악동암 3기라는 판정과 수술과정의 설명을 들었을 때는
솔직히 살 소망도 끊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끝났구나 생각하는 그 때
가족과 친지들과 교우들의 응원과 격려소리도 함께 들렸습니다.
그렇게 두번째 골짜기를 지나는 중입니다.
저는 지금도 생각하면 좋은 추억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 가족과 함께 자주 갔던 무등산장의 계곡입니다.
당시는 교통과 모든 게 불편하여
무등산장까지 음식을 챙겨 이동하는 일은 결코 쉽지는 않아
때로는 짜증도 나고, 가기도 싫었지만
도착하는 순간 모든 것을 잊고 즐기게 됩니다.
그곳은 집과 도시에서는 절대 맛볼 수 없는
골짜기의 시원함과 상쾌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중엔 일부러도 찾아가고픈 무등산 골짜기가 되었습니다.
일부러 찾기에는 너무도 불편하고 고통스럽지만
저는 지금 두번째 골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한번 지나온 골짜기와 전혀 다른 골짜기이지만
이젠 두려움 따위는 잊었습니다.
주님이 제 손을 붙잡고 계시는(사41:10) 까닭이기도 하지만
깊은 골짜기 일수록
더 많은 샘이 있고, 이른비와 늦은비로 복을 채워주시는(시84:6)
축복과 은혜의 골짜기 임을 아는 연고입니다.
그렇습니다.
누구나 골짜기를 지나갑니다.
골짜기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발견합니다.
골짜기에서 겸손을 배우게 됩니다.
골짜기에서만 배울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골짜기는 축복입니다.
골짜기는 험한길이기도 하지만 낮은 길이고,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두렵고 떨립니다.
그러기에 더욱 믿음이 아니면 어렵습니다.
사랑은 시가 되고 노래가 되고 이야기가 되고 축복이 되듯
골짜기의 고난은 눈물이 되고 기도가 되고 은혜와 축복이 됩니다.
샤론골짜기의 샘물이 수선화와 백합을 피우고
들판의 이름없는 꽃이 샤론의 꽃이 되는 것처럼
보잘것 없는 나로 골짜기를 지나게 하여
솔로몬 왕이 노래하는 술람미 여인같이
나의 연인 되신 주님을 찬양하게 하시고,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나와 함께하시는 주님을 노래하며
주님의 지팡이와 막대기로 나를 푸른 초장으로 인도하시는
귀한 은혜와 축복을 고백하게 하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쇠는 풀무불 속에서 더 강해지고,
아무리 큰 조개도 그 속에 모래가 들어가야 아름다운 진주가 만들어지고,
거센 파도와 풍랑속에서 진정한 마도로스가 만들어지듯
우리는 골짜기를 통해 성숙해 지는 것 같습니다.
아골골짜기에 아간을 묻음 같이 육신의 죄를 묻어
하나님의 진노를 그치게 하고 가나안으로 진군하는 소망의 문을 삼으신 것처럼
오늘도 나는 나의 골짜기에서 죄의 고백과 회개를 통해
그리고 눈물의 감사와 찬양을 통해
찰흙같은 어둠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환상과 계시의 골짜기를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바라기는 시편기자처럼 저도 고난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고 고백하길 원합니다.
두번째 골짜기를 통과하며 깨닫습니다.
지금 지나는 골짜기는 아무도 모르는 낯선 길이 아니라
주님이 이미 앞서가며 발자국 남기신 골짜기임을.
나만 알고, 나만 겪는 고통과 고민이 아니라
하나님이 허락한 고난이기에
주님은 나를 외면하지 않으시고 지켜보고 계심을.
거기에는 곳곳에 감추어진 샘이 있음을.
그래서 불평하지 않습니다. 원망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가는 이 길이 두려움의 골짜기가 아니라
능력과 사랑과 근신의 골짜기로(딤후1:7)
축복의 골짜기요, 은혜의 골짜기요,
송축과 승리의 브라가 골짜기(대하20:26)로 역사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눈물의 골짜기에서도 저와 함께 하시는 주님을 찬양하며
2017년 9월 4일 여러분의 골짜기 친구 윤삼열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