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과 벨
벨과 엘 (다니엘1:4-9) 288장
크리스찬은 오직 예수그리스도만이 왕이요, 여호와 하나님만이 하나님이심을 고백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오늘날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세상문화와 가치관을 아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세상 사람과 같이 물질과 사람을 절대화하는 우상문화인 바벨론 문화의 시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바벨론시대에 사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벨론 사람들은 히브리 사람들을 바벨론 사람으로 만들려고 했습니다. 바벨론은‘벨의 문(門)’이란 뜻입니다. 벨은 바벨론의 신(神)으로 므로닥(렘50:2) 이라고도 합니다. 다니엘과 그의 친구들은 이스라엘(하나님의 백성)사람이 바벨론(벨 신의 사람)사람으로 살기를 강요받았습니다. 그래서 바벨론 사람들은 다니엘의 이름을 '벨드사살'이라고 고치며 그를 바벨론에 동화 시키려고 시도했습니다. 이름은 정해 주는 사람의 의지와 기대를 담고 있습니다. 다니엘의‘엘’은 하나님이라는 뜻입니다. 예컨대 브니엘하면 하나님의 얼굴, 벧엘하면 하나님의 집, 임마누엘하면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뜻입니다. 다니엘이란 이름은‘하나님은 나의 재판관 또는 나의 심판자’라는 뜻이 있습니다. 그러기에 다니엘은 하나님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를 벨드사살 (벨 신께서 보호한다, 왕의 생명을 지키는 자) 즉, 벨의 사람으로 만들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니엘의 세 친구의 이름도 바꾸어 버립니다. 하나냐(여호와는 은혜로우시다)를 사드락(당신의 명령, 수메르인의 신)으로, 미사엘(누가 하나님과 같은가)은 메삭(미스하쿠 신)으로, 아사랴(하나님이 도우셨다)는 아벳느고(압디나부 신)로 바꾸어서 철저히 하나님의 사람이 아니라 바벨론 신의 사람들로 살라고 했습니다. 벨의 사람으로 변화되기를 바라고 바벨론의 환관장이 이름을 바꿔준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람을 바벨론의 사람으로 바꾸려고 한 것입니다. 이같이 세상은 우리들을 세상 사람들과 똑같은 사람이 되라고 요구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우리가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우리에게 벨의 사람이 되라고 요구합니다.
하지만 다니엘은 바벨론 사람들의 끈질긴 강요에도 불구하고 벨의 사람으로 사는 것을 거절하고 엘의 사람으로 살고자 했습니다. 다니엘은 '느부갓네살 왕의 식탁' 이라는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우상에게 바쳐진 제물인 까닭입니다. 그는 육신의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음식문제를 통하여 영적으로 바벨론 신에게 종속시키려는 그들의 계략에 속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성경은(단1:8) 다니엘은 뜻을 정하였기 때문이다고 말씀합니다. 하나님께 뜻을 정한 것입니다. 하나님께 집중한 것입니다. 자신의 삶의 방향과 기준을 하나님께 맞추어 선택했고 그렇게 살기로 결심했다는 것입니다.
오늘도 이 바벨론의 세력은 여러분과 제 앞에 있습니다. 끊임없이 우리를 세상에 섞어서 세상 사람으로 동화시켜 철저히 세상의 사람으로 살게 하려는 시험과 유혹의 거센 물결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이번에 건축하는 예배당은 건물이 아닙니다. 우리를 향해 다가오는 거대한 세속의 바벨론을 단호히 거절하고 벨의 사람이 아니라 엘 곧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기 위한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는 하나님의 집입니다. 세상의 문화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세상이 원하는 방식으로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방식대로 배우고 가르치고 살고자하는 우리들의 바람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호화로운 음식과 성공을 위해 길러지고 지식을 파는 벨의 교육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과 방법으로 엘의 교육을 하겠다고 하는 하나의 사명선언입니다.
백수의 왕 사자는 배만 부르면 그만입니다. 그래서 먹는 것이 충족되면 이내 움직임을 중단합니다. 그런데 사자는 지금 어디에서 볼 수 있습니까? 물론 대초원에서는 볼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동물원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우리 학교가 지혜를 통찰하며, 지식에 통달하며 학문에 익숙한 사람들이 생겨나도록 학문과 언어를 가르치는 유능하고 훌륭한 교육공동체가 되길 소원합니다. 그러나 우리 정명동산의 교육목적과 이념은 배부르게 하는 것만도 아니요, 사자처럼 강한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람을 만들어가는 신앙공동체입니다. 바라기는 예배당을 지으며 보다 더 우리의 마음과 정성이 주님께로 향하여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우리를 통해 수많은 벨의 사람이 엘의 사람으로 바뀌어가는 이 땅에 그리스도의 푸른 계절이 오기를 소망합니다. (목포정명여자중학교 2010년 9월 6일 교직원예배:윤삼열목사)
(건축중인 본교 예배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