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가정 2
어느 장군이 전투를 앞두고 병사들에게 물었습니다.“전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병사들이“용기요, 전우애요, 희생정신이요”하고 제 각기 한마디씩 답하였습니다. 다 들은 후에 장군이 답하기를“쓸데없는 소리, 가장 중요한 것은 안 죽고 살아남는 것이다, 안 죽고 살아남으려면 전투에 승리해야 하는 것이지 패전하면 다 죽는 것, 그러니 승리하려면 죽을 각오로 싸워야 승리하고 안 죽는 것이다”라고 일러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지휘하는 부대는 실제로 항상 전적이 좋았다고 합니다. 이같은 방법으로 신앙생활과 교육에 대해서도 물어볼 수 있을 것입니다.“신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입니까”또는“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그러면 신앙생활과 교육에 대한 답이 나올 것입니다.“순종, 헌신, 십자가 정신”또는“교사의 자질, 입시제도, 학생의 열정”등등으로 다양한 답이 나올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질문의 모범 답안은 무엇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모범 답안은“행복해 지는 것입니다.”결국 신앙생활도 교육도 보다 더 행복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것 아닐까요?
그런데 행복하려면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고 합니다.“건강하고 쉼이 있는 가정과 은혜롭고 행복한 교회와, 활기 있고 희망이 있는 일터”의 삼박자입니다. 저의 경우, 분명 가정과 교회와 일터가 삼위일체로 행복해야 행복한 생활이 되는 것을 늘 경험하며 살고 있습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어 가려면 건전하고 행복한 학교와 신앙생활이 뒷받침 되어야 함을 깨닫습니다. 교회가 편안해야 가정도 일터도 평안하고, 일터가 행복해야 가정도 평안함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습니다.
어느 스승이 제자들을 모아놓고는 마당에 커다란 원을 그려놓습니다. 그리고는“내가 어디를 다녀올 테니, 너희는 그 동안 이 원 안에도 있지 말고 또 원 밖에도 있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씀하신 뒤에 밖으로 나가셨습니다. 제자들은 스승의 말씀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원 안에도, 원 밖에도 있지 말라는 것은 원을 구분 짓는 금위에 모두 서 있으라는 것일까 싶었지만, 그것은 답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 발은 원 안에 또 한 발은 원 밖에 집어넣고 있었지만, 이것 역시 답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아무튼 제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힘들어하고 있었습니다. 얼마 후, 스승이 돌아오셨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할지 모르는 제자들을 미소 지으며 바라보신 뒤, 빗자루로 원을 싹 지우는 것입니다. 그제야 제자들은 깨달을 수가 있었습니다. 원 안에 있는 것도 또 원 밖에 있는 것도 아니기 위해서는 원이 없어져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주위에 어렵고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니 우리 자신이 그 주인공일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힘듦의 원인이 과연 무엇일까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누군가가 그려 놓은 아니면 스스로 그려 놓은 기준이라는 원 때문에 힘든 것이 아니었을까요? 즉, 세속적, 물질적 기준에 의해 우리는 힘들어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기준의 원만 지워버리면 쉽게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지만, 우리들은 차마 이것들을 지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게‘원’이라는 이 기준들은 학교, 교회, 가정 모든 문제에서도 똑같이 해당됩니다. 그래서 자기만의 고유한 판단 기준인 원을 만들어 스스로 저울질 하고 평가합니다. 결국 행불행이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행복과 불행이 세상적인 판단과 평가, 또는 원 안과 원 밖의 문제가 아니라 주님과의 관계에 있음을 선한 목자와 양의 비유를 통해 가르쳐줍니다. 우리가 있는 곳이 학교, 가정, 교회 어디에 있든 선한 목자의 음성을 듣고 따라가는 것입니다. 사람에게는 자신의 가치와 삶의 의미를 결정하는 몇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그것은 심리적이며 경제적인 안정감, 성취에 대한 자신감, 그리고 자신이 어딘 가에 속해있다는 소속감입니다. 그 외에도 누군가로부터 사랑받고 있고 인정받고 있다는 자신에 대한 존중감이 여기에 포합됩니다. 그러기에 선한 목자와 양처럼 서로가 서로를 알아주는 공동체가 행복 공동체인 것입니다.
영화 가운데 영화배우 전도연과 이병헌이 출연한 영화 <내 마음의 풍금>에 이런 장면이 있습니다. 우연히 길에서 만난 열일곱 살의 홍연(전도연)에게 도시에서 온 스물한 살의 남자 선생님인 수하(이병헌)가 길을 묻습니다. 아가씨~ 산리국민학교를 가려면 어디로 가야 됩니까? 아가씨~~ 이 말을 들은 후부터 홍연이는 그렇게 좋아하던 고무줄놀이를 더 이상 하지 않게 됩니다. 이상하게 생각한 아이들이 홍연이에게 묻습니다.“언니, 왜 고무줄 놀이 안해?”그러자 홍연이가 대답합니다“내가 얘냐?”‘아가씨!’라고 불러준 그 한마디 때문에 천방지축이었던 조그마한 시골 아이는 그날 이후로 성인이 된 것입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군가가 자기를 다 자란 아가씨로 불러주었기 때문에 말입니다. 누군가가 우리를 갑자기 존중하며 불러준다고 해서 당장 환경이 변하고 자존감이 높아지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본질은 갑자기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달라진 것은 우리의 마음가짐과 태도일 뿐이겠지요. 그러나 마음가짐과 태도가 변하면 환경은 서서히 변합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내 마음의 풍금>에서 홍연이가 아가씨라 불러준 한마디에 마음이 변하고 사랑에 빠져드는 것처럼 우리도 주님의 음성을 알고, 또 들을 수 있다면 우리들도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바라기는 5월 가정의 달에“내가 오늘 네 행복을 위하여 네게 명하는 여호와의 명령과 규례를 지킬 것이 아니냐(신10:13)”는 말씀처럼 우리의 행복한 가정과 교회와 학교를 위해 세상적인 원은 지워버리고 선한 목자 되신 주님 안에서, 주님의 음성을 듣고 따라가는 우리와 우리 아이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 나아가 우리 가정은 물론 정명교육공동체 모두가 서로 예수님의 사랑으로 섬겨주며 따뜻하게 이름을 불러주어, 챙겨주고 알아주는 행복한 날 되길 소망합니다. (목포정명여자중학교 2010년 5월 10일 교직원예배:윤삼열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