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삯군과 후원자

물음표와 느낌표 2008. 12. 18. 21:41

삯군과 후원자 (요한10:14-15) 88장

 

  사람은 혼자선 결코 살아갈 수 없습니다. 늘 누군가와 의사소통하고 부대끼며 살아갑니다. 때로 누군가에게 도움 받기도 하고 역으로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서로 얽혀있는 인간관계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이 누군가에게 기회이자 희망으로 다가갑니다. 사람보다 더 가치있는 자산은 없습니다. 가까이 있는 사람보다 다른 곳에 더 좋은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착각은 금물입니다. 가장 소중한 이는 바로 곁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우리의 자산은 가족, 친구들, 직장동료, 선후배, 선생님... 이외에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항상 가까이 있다 해서 함부로 대하거나 실망을 안겨주지 말아야 합니다. 인생의 성공과 실패, 행복과 불행은 타인과 자신의 관계, 즉 인간관계가 크게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있습니다. 언제나 볼 수 있고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소홀해지는 것은 스스로 미래의 자산을 갉아먹는 일입니다. 꿈과 목표가 확실한 사람은 정작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소홀히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말 한마디라도 더 따뜻하게 하는 배려를 잊지 않습니다. 그들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주위를 둘러보는 세심함도 빠뜨리지 않습니다.

 

 

  아놀드 슈와제네거는 영화 '터미네이터'로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영화배우입니다. 그는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당선된 날 밤 연단에 올랐을 때 이 말로 연설을 시작했습니다. "여보, 당신 때문에 얼마나 많은 표를 얻었는지 알고 있어." 성공한 사람들 곁에는 힘이 되어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아놀드 역시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후원해주는 아내 마리아 슈라이버가 있었습니다. 그녀가 보디빌딩 챔피언인 아놀드를 만나게 된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합니다. 워싱턴에 있는 조지타운 대학을 다니던 21세 때였습니다. 그녀의 삼촌인 로버트 F.케네디 기념 테니스 대회에 참가한 아놀드는 훗날 장모가 될 유스 슈라이버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머니를 닮아서인지 따님이 정말 아름답네요." 바로 다음 날 그녀는 아놀드를 매사추세츠 주에 있는 케네디가의 별장으로 초청했습니다. 그리고 10년 간의 열애 끝에 두 사람은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은 세계 모든 국가의 어린이들에게 꿈과 상상력과 독서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천사와 같은 존재입니다. 어느 교육가나 종교인이나 정치가가 이러한 좋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까요? 이러한 안데르센의 아버지는 구두 수선공이었고, 어머니는 가정부였습니다. 귀족들은 자기의 자녀들에게 천한 집안의 안데르센과는 놀지도 못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귀족 집 자녀들은 이름도 없이 모두 사라졌지만 안데르센만은 인류에게 희망과 삶의 아름다움을 선사하며 인류의 가슴속에 살아있습니다. 이러한 안데르센이 있기까지는 아버지의 사랑이 있었습니다. 남들이 놀아주지 아니하면 아버지가 인형극을 하며 놀아 주었습니다. 초라한 집을 박물관처럼 재미나는 것으로 채웠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고생하였던 이야기와 다른 가난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자신과 삶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게 하였습니다. 이러한 관심과 깊은 대화가 사랑의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게 함으로 안데르센을 위대한 작가로 만들었습니다.

 

 

  말을 심하게 더듬는 소년이 있었습니다. 말을 더듬는 일로 마음이 상해 괴로워 할 때마다 그의 어머니는 이렇게 대꾸합니다. "너무 똑똑해서 그런 거야. 너처럼 똑똑한 아이의 머리를 네 혀가 따라오지 못해서 그런 거야." 어머니의 칭찬과 격려 덕분에 자신감에 충만했던 소년은 어느새 학교에서 가장 말을 많이 하는 시끄러운 아이가 되었습니다. 키는 작았지만 야구팀의 투수로, 아이스하키 팀과 골프 팀의 주장으로 맹활약을 펼칩니다. 학업을 마치고는 GE의 말단 사원에서 출발해 1981년 최연소 CEO의 자리에 오르고 GE를 시장가치 120억 달러에서 4500달러 끌어올린 최고의 CEO가 되었습니다. 다름 아닌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잭 웰치입니다. 후원하고 지지해주는 그 말 한마디가 사람을 바꾸고, 세상을 바꿉니다.

 

 

  이처럼 우리가 무슨 일을 할 때는 주위 사람들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들은 끊임없이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어주는 존재입니다. 꿈을 향한 설계도는 각자 자신이 세우지만 정작 그 길을 가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지지자들에게서 나옵니다. 마라톤 선수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하는 힘은 관중들의 아낌없는 격려와 박수에서 나옵니다. 그렇듯이 시련이 앞을 가로막아도 나를 믿어주는 주위 사람들 때문에 쉽게 꿈을 포기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들은 우리가 지쳐 쓰러지거나 절망하더라도 절대 비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안타까워하고 고통을 함께 나누려 합니다. 언제나 꿈과 희망을 각인시켜주고 용기를 불어 넣어주는 사람들, 그들이 있기에 세상은 밝고 희망이 있습니다. 산허리에 박혀있는 하찮은 돌 하나도 조각가의 눈에 띄면 기막힌 예술품으로 바뀝니다. 관심이 있으면 보입니다. 깊이 몰입하면 더 새로운 것이 보입니다. 그 전에는 전혀 보이지 않았던 것이 다시금 새롭게 보입니다. 사랑과 관심과 에너지를 쏟으면 모든 것이 새로운 발견의 대상이 됩니다. 우리 가르치는 사람은 지지자들이요 후원자들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우리 아이들과 동료들에 대하여 끊임없는 관심을 갖고 격려하고 위로하고 응원해 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그 속에서 위대한 사람들이 생겨납니다.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인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사 최고의 엔지니어인 찰스 케터링은 빈틈없는 기술을 가지고 있어 업계에서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었습니다. 어느 날 한 모임에서 사회자가 그의 '신화의 손'을 높이 쳐들며 "케터링 씨, 이 손으로 한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이었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사회자는 물론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자동차 탄생!'이라는 말을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손으로 한 일 중 가장 중요한 일은 두 손을 잡고 기도한 일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지식만을 전하고, 기능인을 만드는 삯군이 아닙니다. 기독교 학교 교사와 부모들인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크고 위대한 일은 지식만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두 손을 잡고 그들의 꿈과 영혼을 위해 기도하는 일입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자녀와 아이들이 조금 더 올바른 가치관과 미래에 대한 꿈, 나아갈 방향들을 고민하고 의논하고 설정할 수 있도록 지지자와 후원자, 버팀목의 역할을 해주는 것입니다. 우리의 기도가 그들에게는 위로가 되고, 힘이 되고, 소망이 되고, 무엇보다 든든한 후원과 응원이 될 것이 분명한 까닭입니다. (목포정명여자중학교 2008년 10월 20일 교직원예배:윤삼열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