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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집을 공개 처분합니다

물음표와 느낌표 2008. 12. 1. 20:47


제 집을 공개 처분합니다 

저는 이 어려운 시기에 집이 셋이나 있습니다.

집이 많으면 좋을 것 같은데 이 집 때문에 어려움이 생깁니다.

이 알량한 집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도움도 구하지 못합니다.

가까이 가지도 못하고 심지어 용서도 못합니다.

안 되는 줄 뻔히 알면서도 억지 부리다 망신만 당합니다.

그러니 친구도 떠나고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맙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버리려고 해도 팔리지도 않습니다.

쥐꼬리만도 못한 자존심 때문입니다.
필요 없는 집으로 인해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한지 모릅니다.
버리고 비워야만 평안을 얻을 수 있는데,
오히려 어려울 때 갖고 있으니 정말 힘들기만 합니다.
이 집은 갖고 있으면 있을수록 더욱 힘들어집니다.
제가 넘어지고 지치는 것도 바로 이 집 때문인 게 분명합니다.

이 집 때문에 일이 얽히고 꼬이고 복잡하게 되는 것을
수없이 경험하면서도 버리지 못합니다.
버려야지 하면서도 뒤돌아서면 잊어버립니다.
버려야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게 마음대로 안됩니다.
아니 분명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다시 갖고 있습니다.
얼마나 찰거머리 같은지 떼어내도 도로 달라붙습니다.
쓸모 없는 집이라 누가 가져가지 않으니 더 그렇습니다.
우리 집 식구도 이 집을 몇 번이나 버리려 했지만 안됐습니다.
그게 그런 것이 누가 도와줄 수도, 도울 수도 없더라구요.
그래서 광야의 훈련이 필요하나 봅니다.
왜냐하면 이 집은 아무도 없는 막다른 곳에서만 버릴 수 있는 까닭입니다.
정말 힘들면 버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그 집을 버리지 못하면
망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기에 광야는 좋은 곳입니다.
비로소 그곳에서 집을 버릴 수 있으니까요.
지금 힘드십니까?
사람들이 떠나갑니까?
그렇다면 지금이 기회입니다.
아무도 모르기에 살짝 버리면 되니까요.
저도 경제가 어려운 이 때에 꼭 해치우려합니다.
물론 쉽게 이루어지지 않겠지만 버리고 싶습니다.
그래야 비로소 참된 평안과 행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집을 공개 처분합니다.
그 집은 바로 고집과 아집과 트집입니다.
연락주십시오.
연락처는 012 - 459- 7989 (영원히 싸우고 치고받고)
(목포정명여자중학교 윤삼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