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신뢰
어느 날 공자의 제자 자공(子貢)이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 스승에게 물었습니다. 그 때 공자께서 답변하기를, "백성들의 먹을 양식이 넉넉하고 국방력이 튼튼하면서 백성들이 신뢰해주면 잘 하는 것이다."고 대답을 합니다. 그 때 자공이 다시 물었습니다. "어쩔 수가 없어 세 가지 중에서 하나를 버린다면 무엇을 버릴까요?" 양식과 군대, 그리고 신뢰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다 싶어 공자의 대답이 궁금해집니다. 공자는 "군대"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군대를 버리더라도 양식과 신뢰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자공이 다시 물었습니다. "나머지 두 가지에서 어쩔 수 없이 또 하나를 버린다면...?" 공자는 "양식"이라고 대답합니다. 결국 나라를 다스리는 일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설령 국방력이 약하고, 먹을 것이 부족하다 하여도 끝까지 잃어버려서는 안 되는 것이 신뢰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요즘 여기 저기에서 소통을 이야기하지만 기본적으로 서로의 생각이 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인생에 있어서 믿음 보다 더 신비스러운 것은 없습니다. 그러기에 누군가를 신뢰하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또한 누군가로부터 신뢰를 받는 사람 역시 지극히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행복한 사람은 말이 통하고, 정이 통하고, 맛이 통하고, 마음이 통합니다. 곧 행복한 사람은 누구하고나 언제나 통하는 사람입니다. 서로 통하면 그것이 행복입니다. 그러므로 행복해지는 비결은 응어리를 풀고 막힌 것을 뚫어야 합니다.
하지만 최근 많은 사람들이 불통으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동의보감'에 나오는 "통하지 않으면 아프고 통하면 아프지 않다" (불통즉통 통즉불통不通卽痛 通卽不痛)는 말대로 사람만 아니라, 불통은 모든 면에서 심각한 병리 현상을 가져옵니다. 특히 최근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국가적인 이슈들이 많아짐에 따라 가정, 더 나아가서는 기업과 국가에 있어 소통이 중요함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낍니다. 통신의 발달로 소통의 채널은 늘었지만, 소통 내용의 풍부성은 매우 뒤떨어져 있습니다. 이러한 단절은 궁극적으로 개인이나 공동체의 거대한 거래비용을 발생시킬 뿐만 아니라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신뢰하지 못하는 단초를 제공해주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막힌 것은 빨리 뚫어야 합니다.
그러나 소통은 말을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말 잘하는 서당 훈장이나 선생보다 때론 아부가 밥맛 나게 하고, 약장수의 말이 약발이 먹히는 것을 보면 그렇습니다. 사람들은 정답이나 논리가 아니라 감성에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말로 하면 감정이입 내지는 교감이 말의 내용보다 더 중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또한 길게, 오랜 시간 대화한다고 소통이 잘 되는 것도 아닙니다. 역사상 최고의 명 연설로 기록된 링컨 대통령의 게티즈버그 연설도 불과 282개 단어에 3분을 넘지 않았으며, 소위 잘 먹히는 카피나 광고는 매우 짧다는 사실입니다. 다시 말해 소통은 옳고 그름의 문제도 아니고, 논리의 문제도 아니고, 시간의 문제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소통이란 말의 본래적인 의미는 '관계를 가지다'. '공통분모를 가지다'를 뜻합니다. 즉 소통을 위해서는 결국 사람과의 관계 그리고 공통적인 관심사가 먼저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일(업무)이나 규정보다 사람이 우선이라는 것이며, 다름보다 공통된 것부터 찾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야 서로의 다름을 이해 할 수 있고, 통하는 길이 열립니다. 바꾸어 말하면 서로를 신뢰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소통의 기본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신뢰와 배려는 무엇보다도 베푸는 데서 생겨납니다. 베푼다는 것은 물질만이 아니라 마음의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신뢰는 능력과 정직에서 나오는 까닭입니다. 말과 생각을 이룰 만한 능력을 배양하고 어떤 경우에도 정직해야 합니다. 그렇게 신뢰가 바탕이 되었을 때 비로소 소통은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의사전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그것도 오래가지 못합니다. 직장에서 일어나는 약 75%의 문제는 고객이나 주문자, 또는 동료와 의사소통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를 보면 더욱 분명해집니다. 결국 소통은 상대를 존중하는 신뢰와 표현능력의 소산물이며, 원석을 다듬어 보석으로 가공하는 일입니다. 이것은 우리 믿음의 선배들이 하나님과 사람에게 인정을 받은 이유였습니다.(히11:2) 하나님과의 소통, 사람과의 소통 그것은 바로 믿음입니다 (목포정명여자중학교 2008년 6월 16일 교직원예배: 윤삼열목사)
참고로 바른 소통을 위한 송길원 목사가 말하는 '소통의 법칙'을 함께 생각하면서 그의 행복 통(通)조림 한 숫가락 맛보길 원합니다. 잘 아시는 대로 통조림은 언제, 어디서든지 누구나 간단하게 따서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듯이, 행복 역시 통조림처럼 마음만 먹으면 쉽게 누릴 수 있고, 게다가 행복은 유통기한도 없으니 이보다 더 좋은 영양소가 없을 것입니다.
1. '앞'에서 할 수 없는 말은 '뒤'에서도 하지 마라.
뒷말은 가장 나쁘다. 구시렁거리지 마라.
2. '말'을 독점하면 '적'이 많아진다.
적게 말하고 많이 들어라. 들을수록 내편이 많아진다.
3. 목소리의 '톤'이 높아질수록 '뜻'은 왜곡된다.
흥분하지 마라. 낮은 목소리가 힘이 있다.
4. '귀'를 훔치지 말고 '가슴'을 흔드는 말을 하라.
듣기 좋은 소리보다 마음에 남는 말을 하라.
5. 내가 '하고'싶은 말보다 상대방이 '듣고'싶은 말을 해라.
하기 쉬운 말보다 알아듣기 쉽게 이야기해라.
6. 칭찬에 '발'이 달려있다면 험담에는 '날개'가 달려있다.
나의 말은 반드시 전달된다. 허물은 덮고 칭찬은 자주 해라.
7. '뻔'한 이야기 보다 '펀'(fun)한 이야기를 해라.
디즈니만큼 재미있게 해라.
8. '혀'로만 말하지 말고 '눈'과 '표정'으로 해라.
비언어적 요소가 언어적 요소보다 힘이 있다.
9. 입술의 '30'초가 가슴의 '30'년 된다.
나의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
10. '혀'를 다스리는 것은 나지만 내 뱉어진 '말'이 나를 다스린다.
함부로 말하지 말고 한 번 말한 것은 책임을 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