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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만들기

물음표와 느낌표 2007. 4. 9. 22:02

행복 만들기

 

 

배고파서/ 고개 숙이고 오니까/ 들판으로 나가던 언니가 보고

"얘, 너 선생님께 걱정 들었구나."

 

다 저녁때 배고파서/ 고개 숙이고 오니까/ 동네 샘 앞에서 누나가 보고

"얘, 너 동무하고 쌈 했구나."

 

다 저녁때 배고파서/ 고개 숙이고 오니까/ 삽작문 밖에서 아버지가 보고

"얘, 너 어디가 아픈가 보구나."

 

다 저녁때 배고파서/ 고개 숙이고 오니까/ 부엌에서 밥짓던 어머니가 보고

"얘, 너 몹시도 시장한가 보구나." (권태응 "고개 숙이고 오니까")

 

 

  말하지 않아도 이렇게 우리의 형편을 읽어 내시는 부모님과 가족들의 사랑스런 마음과 배려가 우리 정명 가족들에게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꽃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꽃에 물주는 것을 잊어버린 여자를 본다면 우리는 그녀가 꽃을 사랑한다고 믿지 않을 것입니다. 에릭 프롬의 말대로 "사랑은 사랑하고 있는 자의 생명과 성장에 대한 우리들의 적극적 관심"입니다. 그러므로 적극적 관심이 없으면 사랑도 없는 것입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해 줄 수 있는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릴 적에 즐거운 추억들을 많이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어릴 적 추억은 평생토록 잊혀지지 않기 때문이지요. 가정의 달이며 청소년의 달인 5월 한달 동안 우리 정명 동산도 서로가 행복 만들기를 통해 평생 간직하는 아름다운 추억을 선물했으면 좋겠습니다.

 

 

   개와 고양이가 만나기만 하면 서로 싸우는 이유는 서로의 신호체계가 틀려서 그렇답니다. 기분이 좋으면 고양이는 꼬리를 바짝 세우고 개는 살랑살랑 흔듭니다. 기분이 나쁘거나 긴장을 하면 고양이는 꼬리를 살금살금 흔들고 개는 꼬리가 뻣뻣해집니다. 서로의 감정 표현이 완전히 반대지요. 그래서 같은 표현을 할 수 없습니다. 그렇듯 우리들 특히 가족 간에도 속내와 겉 표현이 달라, 같은 생각을 하면서도 섭섭함이 앞서 오해하고 마음 아파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행복 만들기를 위한 두 가지를 제안합니다. 하나는 손을 자주 만져주는 것입니다. 가족 상담치료 전문가인 버지니아 새러의 주장에 따르면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서 하루에 적어도 4번 정도 다른 사람의 다정한 포옹이나 손길이 필요하고, 그럭저럭 살아가기 위해서는 8번, 행복감을 느끼면서 몸과 마음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6번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포옹에 굳이 숫자를 덧붙일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누군가의 손길 덕분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처럼, 우리들 모두가 어쩌면 사랑과 관심의 눈길과 손길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러기에 만약, 여러분이 누군가에게 그대의 마음을 잘 전달하고 싶다면, 그 사람의 손을 잡아 보십시오. 손과 손은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길입니다.

 

 

  두 번째는 '사랑의 카드' 보내기 운동을 했으면 합니다. 오늘날처럼 휴대폰이 쉽게 이용되는 시대에 편지는 뒤떨어진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말로 하는 것과 글로 쓰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을 주지요. 말로 할 수 없는 것을 글로 쓸 수 있는 신비로움은 가히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사랑해"라는 말을 듣는 것과 "사랑해"라는 글을 받아 읽는 것은 느낌이 전혀 다릅니다. '사랑해'라고 말하는 것은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지만, '사랑해'라고 글로 쓰는 것은 가슴에 오래도록 새겨집니다. 어느 것이 나으냐는 문제가 아니라, 다른 경험이라는 것입니다. 관계를 발전시키는 일에 있어서 편지는 놀라운 효과가 있습니다. 편지는 관계를 변화시키는 마력이 있습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합니다. 물론 따뜻한 말과 칭찬으로 격려하고 용기를 주고 힘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오래 담아두기에는 부족합니다. 지금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소중한 사람들일 수 있습니다. 좀 더 따뜻하게 간절한 마음으로 지금 짧게라도 생각날 때 편지를 씁시다. 더 미루지 맙시다. 방법은 상관없습니다. 작고 예쁜 카드에 담아서 지금 날려보내십시오. 여러분의 사랑과 정성이 가득 담긴 편지는 오랫동안 받는 그 분의 가슴에 종이가 다 헤 지도록 안겨있을 것입니다. 사랑과 행복은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가족과 이웃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마음입니다. 사랑이 담긴 쪽지와 편지는 감동과 행복찾기의 지름길입니다. 한번은 어라? 두 번은 아쭈! 세 번은 혹시? 네 번은 정말! 하다가 자꾸 반복되면 사랑을 확인합니다. 우리가 보낸 작은 글은 받는 이들의 마음속에 담겨져 기쁨과 행복으로 아름답게 피어납니다.

(목포정명여자중학교 '쉴만한물가' 2007년 5월호 칼럼 :윤삼열 목사)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요한1서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