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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귀 가... 홀 로...

물음표와 느낌표 2006. 7. 7. 16:01

    귀가 / 도종환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지쳐 있었다 모두들 인사말처럼 바쁘다고 하였고 헤어지기 위한 악수를 더 많이 하며 총총히 돌아서 갔다 그들은 모두 낯선 거리를 지치도록 헤매거나 별 안 드는 사무실에서 어두워질 때까지 일을 하였다 부는 바람 소리와 기다리는 사랑하는 이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고 지는 노을과 사람의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게 되었다 밤이 깊어서야 어두운 골목길을 혼자 돌아와 돌아오기 무섭게 지쳐 쓰러지곤 하였다 모두들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라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의 몸에서 조금씩 사람의 냄새가 사라져 가는 것을 알면서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터전과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 믿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 쓰지 못한 편지는 끝내 쓰지 못하고 말리라 오늘 하지 않고 생각 속으로 미루어둔 따뜻한 말 한마디는 결국 생각과 함께 잊혀지고 내일도 우리는 여전히 바쁠 것이다 내일도 우리는 어두운 골목길을 지친 걸음으로 혼자 돌아올 것이다
    홀로... 쓸쓸하고 차디차기만 한 하얀 공간...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고통... 그것이 삶. 아무리 불러도 대답할 이 없는 메아리.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꼭 꼭 걸어 잠그고 말것인가. 마음의 빗장을. 육신의 곤고함을. 허망한 눈동자에, 고단한 삶의 서러움 물방울 되어 고이고, 허탈한 가슴의 마알간 숨, 가쁘기만 한데. 부를자 없고 하여, 대답할 자 없는 꽉막힌 벽을 바라보노라니... 푸르름이 언제였고, 두 발로 뜀이 언제였나. 자그마한 입을 열어 노래함이 언제였고 그 희디흰 손가락은 언제 삶을 위해 춤을 추었는가... 추어라, 추어라, 불러라, 불러라... 그러다 지치면 그리 쉬다가 가면 될것을... 할머니, 아버지, 보고파 보고파 불러 보아도, 아무 소리 없는 아주 고요만 한 하늘은 울고, 바람은 쉬어 가며, 그렇게 오늘도 아주 힘겹게, 바람결에 흔들리는 촛불처럼 아스라이 ... 꺼지지 않았다. 그러나. 나 또한 외로우니, 그 얼마나 외로워 몸서리 쳐질까. 외롭다 하지 마시고, 보고픈이 찾아 훠이 훠이, 날아가 바라 보소서. 그리운 이 그렇게 찾아가 바라보소서. 구름도 울며 울며, 슬퍼 슬퍼, 슬퍼, 외로워, . . . 울 엄마, 다시 중환자실. 그리고 아무것도 말씀을 드리기가 그렇군요. 저는 집에 잠깐 들러 쉬고 있습니다. 그저 조용히 기도합니다. 가슴메이는 모습에, 숨 막히는, 목이 메어서... 작은바구니... 2006년 7월 7일

출처 : ♡ 사랑의 뜨락 ♡
글쓴이 : 작은바구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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