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을 찾습니다 (에스겔 22:30-31절) 521장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가 블랙홀처럼 모든 생각을 빨아들였던 6월 한 달이었습니다. 이 뜨거운 중력 속에 함께 녹아들어 한 겨례임을 느껴보고 뜨거운 피를 지닌 몸으로 살아있음에 전율하는 것도 좋은 일이라 여겨집니다. 6월은 호국 보훈의 달입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기간이지만 나라와 민족을 지키기 위해 들풀처럼 사라진 순국 선열들에 대한 보훈의 마음과 나라를 지키고 사랑하는 마음을 깊이 새겨보았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망각은 비극을 재연시키고 기억은 승리를 약속한다"는 이스라엘의 민족정신도 본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네덜란드는 국토의 많은 부분이 해수면보다 낮은 높이에 있습니다. 튼튼한 둑이 바닷물을 막아 국토를 지켜주고 있습니다. 암스테르담 서쪽 바닷가의 할렘 스파른담에 가면 이 도시에 작은 한 소년의 동상이 세워져 있는데, '나라를 구한 소년 한스'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한스란 소년의 이야기는 실제이건 허구이건 간에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어머니의 심부름으로 저녁나절 이웃 마을에 다녀오던 한스는 바다 물을 막고 있는 둑길을 걷고 있는데 어디선가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 소리나는 쪽으로 다가갔더니 바닷물을 막고 있는 둑에서 물이 새고 있는 것입니다. 한스는 생각하기를 이 물을 그냥 두면 둑이 무너져 마을 전체가 물바다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우선 나 혼자의 힘으로라도 이 둑이 무너지는 것을 막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웃옷을 벗어 팔에 감고 물이 새 나오는 구멍을 막았습니다. 잠시 물이 멈추는 것 같았으나 다시 새기 시작하여, 이번엔 바지를 벗어 팔뚝에 감고는 구멍을 막았습니다. 밤이 깊어지면서 한스는 춥고 팔은 저리고 몸은 지쳐 견디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 제가 이 팔을 빼면 둑이 무너지게 될 것이고 온 마을이 물바다가 될 것입니다. 저에게 견딜 수 있는 힘을 주십시오" 하고 기도했습니다. 다음 날 새벽 일하러 가던 한 농부가 팔로 구멍을 막은 채로 기절하여 있는 한스를 발견, 그의 팔을 뽑고 둑을 막아 나라를 재난에서 구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나님은 한 나라나 단체를 위기에서 구하실 때에 많은 사람을 통하여서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스의 경우처럼 한 사람, 한 교회, 소수의 헌신한 사람들을 통하여 한 나라, 한 시대를 구하십니다. 네덜란드 한스 소년의 이야기가 우리들에게 들려 주는 메시지는 3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한 나라를 지탱하고 있는 둑도 작은 구멍 하나로부터 허물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비록 한스 같은 어린 나이의 한 소년일지라도 나라를 구하겠다는 뜻을 품은 사람이 있을 때에 닥치는 재난을 막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셋째는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은 그 시대가 병이 들고, 백성들이 갈 바를 잃고, 우왕좌왕 할 때에 자신을 온전히 바치는 한 사람을 도구로 사용하시어 시대를 바로 세워주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바로 이런 한 사람을 찾고 계십니다.
(2006년 6월 26일 교직원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