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교회 중등부 교사에게 보내는 편지 (21)
샬롬!
6월의 넝쿨장미는 어느 시인의 고백처럼 자꾸만 따라오며 기쁨 한 송이 받고 행복하라고 말을 건네 오고, 아카시아 목향(木香)은 더욱 푸르러 하늘과 맞닿은 바다로 오라고 손짓하더니, 어제는 여름을 재촉하는 비가 나뭇잎과 창문을 두드립니다. 무성한 잎은 비로 인해 더욱 싱그러워지고, 마음은 먼 옛날의 추억 속으로 달려갑니다. 빗방울 리듬에 어울리는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창가로 다가가 지긋이 눈을 감고 그리움을 떠올려봅니다. 갑작스런 비로 우두커니 서 있거나, 온몸으로 받으며 걸어가고 있을 때 우산을 들고 다가오는 엄마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우산 하나에 담겨있는 엄마의 사랑이, 한잔의 커피가 온 방 가득 그윽하게 풍기듯 가슴으로 스며들며 식지 않는 따스함으로 느껴집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도 이렇게 은혜의 빗줄기 되어 선생님들의 마음 밭에 고요히 스며들었으면 좋겠습니다.
'Together day'가 가까워지면서 마음이 불안합니다. 물론 우리 안에 소원을 갖게 하시고 이루시고 채우시는 분은 하나님이시지만 분명 그 일은 우리를 통해서 이루어 가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목표를 정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목표가 없으면 우선 거기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항상 하던 대로만 하면 변화도 성숙도 없습니다. 목표가 있기에 강렬한 욕구와 원동력으로 열정이 생기며, 포기하지 않습니다. 또한 효과적인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고, 지루하지 않으며 성취감을 갖게 됩니다. 더욱 우리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함께 하는 즐거움과 유익이 크기 때문입니다. 5+5+5는 15입니다만 우리가 기도를 모으고 힘을 모으고 마음을 모으면 5+5+5는 545+5가 되어 550이 될 수 있습니다. +가 4로 변하는 지극히 작은 변화입니다만 엄청난 기적을 일으키는 것이지요. 작은 획을 하나 더 얹는 것은 이론이 아니라 발상의 변환이고 협력의 결과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545+5를 이번에는 545×5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의 방향을 살짝 틀면 +는 ×가 되어 더 큰 변화와 기적을 낳습니다. 우리는 할 수 없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주님은 하실 수 있습니다. 'Together day'는 이런 기적을 체험하는 운동이며 비전입니다. 이제 한주일 남았습니다. 세상사람들은 너무 늦었다고 말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아직 희망이 있습니다.
뚱뚱한 여성들이 입는 속옷 크기를 퀸 사이즈(Queen sizes)라고 합니다. 미국인 여성 기업가 '오스틴'이라는 사람이 붙인 이름입니다. 그녀는 처음에 뚱뚱한 여자들의 속옷을 빅 사이즈(big sizes), 거대한 여자들의 속옷은 더블 빅 사이즈(double big sizes)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사업은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 뚱뚱한 여자들이 뚱뚱한 것도 서러운데 옷 이름까지 '뚱뚱이 옷'이라 부르는 것에 거부감을 느낀 것입니다. 오스틴은 고민 끝에 속옷 크기를 퀸 사이즈(Queen sizes)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뚱뚱한 여자들은 자신들이 여왕이라도 된 듯 착각하면서 활짝 웃으며 속옷을 사가기 시작하여 오스틴은 금방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긍정적이고 기분 좋은 이름 하나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복음중등부의 비전도 우선 긍정적인 생각 그리고 협력하는 마음 그리고 생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사람을 키우는 일이기에 더욱 그렇고, 생명을 구원하는 일이기에 하나님의 도우심과 역사가 있어야만 합니다.
토인비는 사회와 모든 단체의 성공과 실패는 리더의 자질에 달려있다고 말했습니다. 교회와 사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리더와 리더십의 자질에 따라 그 공동체의 성향과 목표, 성공과 실패가 좌우됩니다. 리더십은 사람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바로 이 부분에서 실패하고 있습니다. 리더십의 출발점은 내 자신입니다. 변화의 대상이 내가 함께 일하고 이끌어야 할 사람들이 아니라 본인이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내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리더십이 정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무엇을 하느냐 보다 우리의 정체성을 더 중요하게 여기십니다. 결국 우리의 정체성이 우리의 행동을 결정짓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리더십은 공동체를 훈련시키는 사람입니다. 팀 사역에 헌신해야 합니다. 리더는 혼자가 아닙니다. 최고의 리더는 팀 리더십이다. 서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가는 것입니다. 저와 여러분 그리고 학생들이 하나가 되어 복음중등부를 이끌어가길 소망합니다.
게으름은 움직이느냐 움직이지 않느냐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물론 게으르다는 것은 몸을 잘 움직이지 않는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무런 물음과 생각과 도전 없이 일상적인 생활을 바쁘게 사는 것도 삶에 대한 근본적인 게으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학생들은 공부에 바쁘고, 우리들은 먹고 사는 생업으로 바쁩니다. 그러나 그런 핑계로 아무런 도전이나 변화가 없다면 그것은 게으름이란 이야기입니다. 시도하지 않는 것도 실패요 게으름입니다. 한 달란트를 받고 망설이다가 끝나는 사람입니다. 진정으로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은 끊임없이 모든 일에 열중하고 몸을 아끼지 않고 움직이는 사람입니다. 우연히 일어나는 일은 없습니다. 흔히 우리는 뉴턴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생각한 것은 우연히 발 밑에 떨어진 사과덕분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때까지 오랜 기간 중력문제에 골몰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연히 일어난 기적은 없습니다. 항상 그것을 생각하고 준비한 기적만 있을 뿐입니다. 'Together day'를 통해 일어날 복음의 기적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부터라도 복음중등부의 모든 식구들이 함께 기도하고 생각하고 움직이길 원하며, Together day'를 위해 다음과 같이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1. 기도해주십시오 - 'Together day'를 위해 매일 오전 7시 출근을 준비하며, 그리고 저녁 11시 잠자리에 들기 전 기도해주십시오.
2. 이름을 불러주십시오 - 우리의 비전은 생명입니다.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부터 관심이 시작됩니다.
3. 만나십시오 - 만남이 기적입니다. 주님이 우리를 찾아오셨듯이 우리 아이들을 학교로 집으로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정 어려우면 전화나 휴대폰 아니면 메일로라도 만나십시오.
4. 확인하십시오 - 한번의 다짐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손가락 걸고 도장찍고 복사하고 코팅까지 완벽하게 하시고 교통편도 확인해 주십시오.
5. 투자하십시오 - 뿌리지 않고 거두는 법은 없습니다. 선물은 마음을 열게 하는 지름길입니다. 간식으로 선물로 시간으로 함께 해주십시오.
6. 도움을 구하십시오 - 혼자서는 어렵습니다. 아이들의 도움을 구하십시오
7. 알려주십시오 - 우리의 계획과 비전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주변에 알려주십시오.
떨어지는 빗방울이 바위를 깨트릴 수 있는 것은 그것의 강함이 아니라 그 꾸준함과 포기함을 잊은 노력 때문일 것입니다. 큰 일을 하려면 힘이 들고 어렵습니다. 하지만 빗방울처럼 작은 일은 우리들도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교사라는 사명감만 있으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초여름의 밝은 햇살은 어떤 것으로도 방해할 수 없는 밝음과 당당함을 지녔습니다. 늘 당당하고 활기찬 모습과 좋은 기분으로 감동이 넘쳐나는 Together day'를 통하여 많은 생명을 품는 선생님이 되시길 기도합니다.
2006년 6월 10일
생각과 비전의 킹사이즈로 살고 싶은 여러분의 친구 윤삼열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