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가 싯다르타 왕자였을 때랍니다. 화려한 궁궐에 갇혀 살던 그는 몇 번이나 궁궐에서 빠져나와 마차를 타고 궁궐 부근을 산책하곤 했답니다. 그때 그는 궁궐 밖에서 어떤 남자와 마주치게 되었지요. 병들고 이가 빠지고 주름진 얼굴에 백발이 성성한 그 남자는 꼬부라진 허리를 지팡이에 지탱하고 떨리는 손을 내밀며 무어라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지껄여대었답니다. 깜짝 놀란 왕자에게 마부는 사람이 늙어 노인이 되면 다 그런다고 설명해주었지요. 그러자 싯다르타 왕자는 이렇게 외칩니다. ' 오, 불행이로다, 악하고 무지한 인간들은 젊음만이 가질 수 있는 자만심에 취하여 늙음을 보지 못하는구나. 어서 집으로 돌아가자, 놀이며 즐거움이 다 무슨 소용 이란 말인가, 지금의 내 안에 이미 미래의 노인이 살고 있도다." 라고 했답니다. 우리는 그래요, 미래는 생각지 않고 지금의 모습에서 도취해서 살아갑니다. 마냥 먀냥 시간도 주어지는 줄 착가하곤 하지요. 지금 이 시간 내가 죽음을 맞이한다면 나는 어떤 뒷모습을 보이며 갈 것인지, 도무지 자신이 서질 않습니다. 천년 만년 사는양 채우려 합니다. 또 노인들을 경시합니다. 그 모습이 미래의 나인것을... 어느 지혜로운 아버지는 자식들을 불러모으고 유언을 하시기를 "재산을 곳간에 모으지 말고 사람들 마음에 쌓아두라" 고 하셨답니다. 그러시고는 장례식에도 모르는 사람들은 절대로 알리지 말아라고 하셨다더군요. 조촐한 장례식장에서 장지로 떠나는 날 알리지 않아도 그 마음들이 가득 모였더랍니다. 마음에 재산을 쌓아두셨던 그 어르신...을 마지막 보기 위하여... 그 따뜻한 마음들이 ... 시몬느 드 보봐르의 노년에... 이런 시가 있습니다. 허옇게 바래고 황폐해지고, 불구가 되어 돛대가 부러진 이제 끝장나버린 낡은 배 한 척. 지구 방방곡곡을 자유롭게 항해한 후 마침내 해안으로 끌려온 그 배는 이제 밧줄로 단단히 묶여 그 자리에서 꼼짝없이 녹슬고 곰팡이 피어간다. 삶, 짧지도 그렇다고 길지도 않은 삶... 부패하여 냄새나며, 곰팡이 슬어 오만 병을 만들어 내고, 도무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필요치 않은 쓸모없는 생, 곁에 있으면 누구라도 인상쓰게 하는 그런 삶으로 부터 벗어나, 진정 향내나고, 아름답고, 눈부시고, 명쾌하며, 사랑스럽고, 우아하고, 단아하며 순결하고 맑고 밝아서, 화사하고, 아주 사람냄새 물씬 나는 그런 사람이고 싶다. 향긋한 향내가 아니어도 좋다. 그저 사람 냄새만 난다면... 없어도, 부한 자. 벗었어도, 우아한 자, 빈손이어도, 나누기 즐겨하는 자, 마음이 가득 사랑으로 넘치는 자, 아파도 타인에겐 웃음을 흘릴 줄 아는 자, 그런 사람이고 싶다. 내 오늘이 마지막 날인것 처럼 살아갈 수는 없는것일까?? Lake Isle of Innisfree(이니스프리호수) 나 이제 일어나 가리, 이니스프리로 가리. 거기 외줄기 엮어 진흙 바른 작은오막집 짓고 아홉 이랑 콩 심고, 꿀벌통 하나 두고 벌떼소리 요란한 숲 속에서 홀로 살으리. 그리고, 거기에서 얼마쯤의 평화를 누리리, 평화는 천천히 아침의 베일로부터, 귀뚜라미 우는 곳으로 방울져 내리거든 한밤중에는 온통 빛나고, 대낮에는 보라빛 光彩가 있고. 저녁엔 홍방울새 날개 소리 가득한 그 곳. 나 이제 일어나 가리, 밤이나 낮이나 호숫가의 잔물결 소리 듣고 있으니 한길이나 잿빛 鋪道위에 서 있을 때도 가슴 깊은 곳에서 그 물결 소리 들리네.
출처 : ♡ 사랑의 뜨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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