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잠이 덜 깬 내 귀에 조용히 들리는 이 소리는 아! 님이구나. 님이시구나. 자리를 차고 일어나 창문을 여니 일찍 찾아온 햇님의 얼굴만 동그라니 보일 뿐 님의 소리는 들리지 않네요. 반가움에 커진 눈에는 금세 굵은 눈물로 가득 채워져 가고 햇살이 앉아있던 자리는 이렇듯 따스한데 어젯밤 한줄기 비가 흩뿌리고 간 마당엔 수명 못한 나뭇잎들만 이리 저리 뒹굴고 있습니다. 햇볕의 따스함이 님의 따스함만 못하지만 눈 지그시 감고 두 손 다 펼쳐놓고 그리고 내 빈 가슴으로 가득 가득 님의 소리로 받으렵니다. 아! 오늘 아침에 바람이었나? . . 오 광 수 사람을 사랑하며 이 땅에 살아가면서 무언가 눈에 띄는 일을 하기보다는 눈가에 이슬이 맺히는 삶을 살고 싶다. 이 땅에 살아가면서 내 땅을 넓게 가지려 하기 보다는 빈 터마다 은은한 백향목을 심으며 살고 싶다. 나무향을 맡으며 때로 감동하여 풀밭에라도 펄쩍 누우면 하늘빛 푸르름이 가슴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기쁨이 출렁거리는데 한 몇 십 년 살아가는 게 이렇게 고마운 것이라면 살며 살며 사람들을 사랑하며 살아가고 싶다. 이 동 진 Dmitry Shostakovich(1906~1975) Suite from the gadfly op.97a Romance
출처 : ♡ 사랑의 뜨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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