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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담

물음표와 느낌표 2006. 5. 11.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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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처음으로 벽을 쌓기 시작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아요.
담을 쌓아놓으면,

싫은 사람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바로 그 때부터인것 같아요. 

처음에는 담이 그리 높지 않았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담이 있는지도 눈치채지 못했어요.

또 어떤 사람들은 담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훌쩍 넘어와 

내게 가까이 다가오더군요.
그럴 때마다 나는 너무 불쾌했어요.

결국 나는 담을 더 높이 쌓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곧 사람들이 다가와 그 담 위에

팔을 얹고 내게 말하곤 했어요. 
내가 담 위에 날카롭고 뾰족한 돌들을 박아놓았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니까요. 나는 너무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더욱 더 높이 쌓기로 결심했어요. 그담을 쌓으면서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나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아무도 찾아오지 않더군요.
나는 그들이 나의 담을 부러워하는 줄 알았어요.


나는 담 쌓는 일에 너무 열중한 나머지 다른 것들을 할 시간이

없었어요. 어떤 돌은 너무 소중하게 보여서 하루에도 몇 번씩 광을 냈어요.

 

어느날, 더 이상 사람들의 소리를 들을 수 없었어요.

담 안은 어둡고 외로웠어요. 담을 싫어했던 사람들,

담을 보고 비웃고 조롱하며 부러워하던 사람들이 생각났습니다. 

눈물이 왈칵 쏟아져나온 건,

꽃 한 송이가 내 발 아래 떨어진 바로 그 날이었어요.

누가 그 꽃을 던졌나 둘러봤지만 아무도 보이질 않더군요.

그 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제야 내가 쌓은 담이 얼마나 우스꽝스럽고 불완전한지 알게 됐지요.
 

그 때 참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하나님이 내게 찾아오셨고,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기쁨의 눈물을 흘렸어요.

돌들을 치울수록 그분의 빛이 들어와 밝게 비추었고 그분은 내게

많은 것을 말씀해주셨고 선물도 주셨어요.

무관심,환멸,고집,두려움이라는 이름의 돌들.

어떤 돌은 내 자랑이었어요.

내 인생보다 소중한 것이었지요. 내 모습이 비치는 그 돌.

그것은 교만이라는 이름의 돌임을  깨달았을때

그 분과 나는 말없이 그 돌을 치웠습니다.

 

하나님은 이제 이곳을 떠나기를 바라셨어요.

예전의 나처럼 담을 쌓는 사람들을 향해..

내가 깨달은 것을 이야기해주고 싶었어요. 
하지만 담들은 아주 높았고 나는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때 마침 발 밑에 꽃 한 송이를 발견했어요.

나는 서둘러 그 꽃을 꺾어 담 위로 던졌습니다.

그 사람은 내가 거기 있다는 걸 전혀 모를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때론 다시 담을 세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나는 그분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고, 그분은 내게 강한

힘을 주셨어요. 그리고 때론 함께 돌을 치우기도 했어요.

 

그 복되신 분이 그 사람들과도 함께하실 걸 알아요.

그들의 눈에는 평화가, 그들의 마음에는 믿음이 반짝이고 있어요.

어느 날 담은 무너질 것이고

우리는 마음껏 이곳저곳을 활보할 수 있을 거예요.

 

 

 

                                        -  '담' (글로리아J 에반즈)

출처 : 주님의교회 도서실
글쓴이 : 주안의오렌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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