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16:21-23 안부를 물읍시다 222장
살다보면 그런 날이 있습니다.
점심은 먹었냐는 전화 한 통에
마음이 위로가 되는 그런 소박한 날이 있습니다.
일에 치여 아침부터 머리가 복잡해져 있을 때
뜬금 없는 전화 한 통이 뜀박질하는 심장을
잠시 쉬어가게 하는 그런 날이 있습니다.
별것 아닌 일인데 살다보면 그렇게 전화 한 통 받기가
사실은 어려울 수가 있는 게 요즘 세상이라
이런 날은 빡빡하게 살던 나를 한 번쯤 쉬어가게 합니다.
전화해 준 사람에 대한 고마움 그 따스함을 잊지 않으려고
닫힌 마음 잠시 열어 그에게 그럽니다.
"차 한 잔 하시겠어요?"
살다보면 그런 날이 있습니다.
내 입에서 차 한 잔 먼저 하자는 그런 별스런 날도 있습니다.
따스한 마음마저 거부할 이유가 없기에 아낌없이 그 마음 받아들여
차 한 잔의 한가로움에 취하는 그런 날도 있습니다.
(배은미/살다보면 그런 날이 있습니다)
문안 인사를 한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관심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가정의 달이라고 해서 거창한 선물을 주고 이벤트를 갖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진정한 사랑과 감사 그리고 효도는 문안 인사처럼 일상생활에서 작은 실천으로 감동을 선물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까닭에 우리의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함께 하는 가족과 이웃의 안부를 묻는 일상사 속에 숨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안부를 묻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 이상입니다. 안부를 묻는 것은 사람의 수고를 알아주고 그에 대한 감사를 하는 것입니다. 나아가 그들의 이름을 부르며 평안과 축복을 빌어주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고통을 주는 그 사람에게도 손을 내밀어 받아주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의 사도 바울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문안을 드리는 것은 작게 보이는 그것이 바로 행복이요 축복인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5월의 햇살이 눈부신 것은 여러 가지 행사가 많아서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라는 사실을 거듭 확인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렇게 행복한 5월, 우리는 우리와 함께 하는 따뜻한 사람들을 찾아 고마움을 전하고 안부를 물음으로 평생 바닥나지 않는 행복 통장의 잔고를 늘려가길 소망합니다. 행복통장에는 우리가 매일매일 겪는 고마운 일들과 행복한 기억들을 날짜와 함께 기록해 둡니다. 그리고 가끔씩 힘들 때마다 행복통장을 펼쳐보면 그동안 모아 두었던 행복 밑천들이 그대로 되살아 날 것입니다. 바라기는 아름답고 싱그러운 가정의 달 5월에는 우리 가정과 사회와 관계 속에 '함께'의 의미가 회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봄의 전령사는 냉이와 딸기라 하지만 우리 마음의 전령사는 사람들의 따스한 마음입니다. 마음의 손을 잡아주는 사람과 함께 하는 삶은 살맛 나는 세상입니다. 이처럼 행복은 날마다 되풀이되는 일상 속에서 작은 것에도 고마워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 하는 사람들의 안부를 묻는 일에서 시작합니다. 지금 수첩을 열고 그들의 이름을 불러보고 문안인사를 나눔으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행복바이러스를 전파하시지 않으시겠습니까? (2006년 5월 7일 교직원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