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교회 중등부 교사에게 보내는 편지 (18)
샬롬!
문안 인사를 한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관심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가정의 달이라고 해서 거창한 선물을 주고 이벤트를 갖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진정한 사랑과 감사 그리고 효도는 문안 인사처럼 일상생활에서 작은 실천으로 감동을 선물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까닭에 우리의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함께 하는 가족과 이웃의 안부를 묻는 일상사 속에 숨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정말로 힘든 상황을 겪는 이들을 보면 어려움이 크면 클수록 다른 사람이 도와줄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경우에 우리는, 스스로 감당해야할 고통보다 자기 혼자 뿐이라는 사실이 더 견디기 힘듭니다. 다행히 물질의 도움으로 끝나는 경우라면 몰라도 대부분 어떠한 충고나 위로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을 자주 경험합니다. 이 때는 함께 옆에 있어 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무엇을 해주고 안 해주고가 아니라 행복은 힘들고 어려울 때 누군가가 함께 있어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고통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 봐주며 때로는 손을 잡아주거나 등을 토닥여주며 함께 해주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 때 우리는 어떤 어려움이라도 견디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5월의 햇살이 눈부신 것은 여러 가지 행사가 많아서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라는 사실을 거듭 확인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대와 함께라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라면, 지체들과 함께라면, 이웃들과 함께라면, 더불어 함께라면 희망이 있고 살맛이 있습니다. 다른 그 무엇보다 주님 안에서 우리가 하나가 됨으로 인해 행복한 5월, 우리는 우리와 함께 하는 따뜻한 사람들을 찾아 고마움을 전하고 안부를 물음으로 평생 바닥나지 않는 행복 통장의 잔고를 늘려가길 소망합니다. 행복통장에는 우리가 매일매일 겪는 고마운 일들과 행복한 기억들을 날짜와 함께 기록해 둡니다. 그리고 가끔씩 힘들 때마다 행복통장을 펼쳐보면 그동안 모아 두었던 행복 밑천들이 그대로 되살아 날 것입니다. 바라기는 아름답고 싱그러운 가정의 달 5월에는 우리 가정과 사회와 관계 속에 '함께'의 의미가 회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미국의 컨설팅회사인 페르소나 인터네셔널사의 존 곤스틴 박사는 "직장인의 이직은 회사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직장 상사를 떠나는 것"이라는 연설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인재가 떠나거나 조직에 남는 이유 중 대부분은 직, 간접적으로 상사와 연관이 있다는 것입니다. 올해 초 국내의 헤드헌팅 업체인 아인스파트너가 전국 남녀 직장인 1,17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보면 응답자의 75.6%가 직장 상사와의 마찰로 인해 퇴사 또는 이직 충동을 느낀다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이 설문 조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물론 우리 교회는 회사나 직장과는 다른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을 아끼는 마음은 동일합니다. 사람이 없이는 어떤 일도 이룰 수도 없을 뿐 아니라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능률과 보람과 의미는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함께'의 의미와 가치는 소중합니다. 시트그룹의 전회장인 조지 월터는 "돈, 사람, 아이디어는 필요한 곳으로 흘러가 소중히 다뤄지는 곳에 머문다."고 말했습니다.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한 사람을 향한 열정이 있는 조직은 결코 사람이 떠나지 않는 법입니다.
복음중등부는 사람을 떠나게 하는 모임인지, 아니면 머무르게 하는 모임인지 또 그 원인은 무엇인지 내일 교사회 시간에 함께 생각을 나누며 '함께'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함께 기도하기 원합니다. 이는 말문이 막히고 궁색해져서가 아닙니다. 또한 기도를 무기처럼 사용하자는 것은 더욱 아닙니다. 그것은 몸보다는 마음을, 머리보다는 가슴을, 경험보다는 진리를 써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조금씩 철이 들어간다는 고백입니다. 철이 든다는 것은 시야가 넓어지는 것이며 하나님을 더 알아 가는 것을 말합니다. 또한 기도보다 더 적극적인 사랑이 없고, 누군가를 위하여 기도 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자식을 위해 기도하며, 목사가 교인을 위해 기도하며, 선생이 제자를 위해 기도하는 그 귀함을 저는 요즘 더 절감합니다. 지금도 누군가 우리를 위해 이름을 부르며 기도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 기도가 우리에게 스며들 수 있도록 우리를 비워 두고, 마음의 귀를 활짝 열어 두고 싶습니다.
봄의 전령사는 냉이와 딸기라 하지만 우리 마음의 전령사는 사람들의 따스한 마음입니다. 마음의 손을 잡아주는 사람과 함께 하는 삶은 살맛 나는 세상입니다. 이처럼 행복은 날마다 되풀이되는 일상 속에서 작은 것에도 고마워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 하는 사람들의 안부를 묻는 일에서 시작합니다. 지금 바로 부모님께, 선생님께, 이웃에게, 자녀에게, 제자에게 전화를 걸어보시지 않으시렵니까?
2006년 5월 6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