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스크랩] 문안 인사 (편지18)

물음표와 느낌표 2006. 5. 7. 07:26

복음교회 중등부 교사에게 보내는 편지 (18)

 

샬롬!
  점점 초록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는 자연의 모습에서 작은 생명의 위대함과 신록의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철쭉의 아름다운 자태와 라일락의 향기가 그윽하게 풍겨오는 5월의 아침입니다. 5월은 하늘이 내려와 손목을 잡고 바람이 날아와 등을 밀어내며 빨리 일어나 눈을 크게 뜨고 자연의 섭리를 느껴 보라 합니다. 가슴을 활짝 열어 온 몸으로 말하는 대지의 소리를 들으라고.... 그래서 5월은 그 느낌만으로도 황홀한 고백이며, 그 이름만으로도 영롱하고 찬란한 보석입니다. 5월은 참으로 많은 대지의 소리를 눈으로 듣게 합니다. 이러한 5월의 아름다운 풍광 속에 항상 해맑은 모습과 기쁨으로 넘쳐나는 이웃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5월의 행복과 기쁨을 주님과 함께 그리고 이웃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선생님들에게도 5월의 기쁨을 사랑 가득한 카네이션 꽃에 담아 드립니다. 행복하십시오.


                     
살다보면 그런 날이 있습니다.
점심은 먹었냐는 전화 한 통에
마음이 위로가 되는 그런 소박한 날이 있습니다.
일에 치여 아침부터 머리가 복잡해져 있을 때
뜬금 없는 전화 한 통이 뜀박질하는 심장을
잠시 쉬어가게 하는 그런 날이 있습니다.
별것 아닌 일인데 살다보면 그렇게 전화 한 통 받기가
사실은 어려울 수가 있는 게 요즘 세상이라
이런 날은 빡빡하게 살던 나를 한 번쯤 쉬어가게 합니다.
전화해 준 사람에 대한 고마움 그 따스함을 잊지 않으려고
닫힌 마음 잠시 열어 그에게 그럽니다.
"차 한 잔 하시겠어요?"
살다보면 그런 날이 있습니다.
내 입에서 차 한 잔 먼저 하자는 그런 별스런 날도 있습니다.
따스한 마음마저 거부할 이유가 없기에 아낌없이 그 마음 받아들여
차 한 잔의 한가로움에 취하는 그런 날도 있습니다.
(배은미/살다보면 그런 날이 있습니다)

 

  문안 인사를 한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관심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가정의 달이라고 해서 거창한 선물을 주고 이벤트를 갖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진정한 사랑과 감사 그리고 효도는 문안 인사처럼 일상생활에서 작은 실천으로 감동을 선물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까닭에 우리의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함께 하는 가족과 이웃의 안부를 묻는 일상사 속에 숨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정말로 힘든 상황을 겪는 이들을 보면 어려움이 크면 클수록 다른 사람이 도와줄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경우에 우리는, 스스로 감당해야할 고통보다 자기 혼자 뿐이라는 사실이 더 견디기 힘듭니다. 다행히 물질의 도움으로 끝나는 경우라면 몰라도 대부분 어떠한 충고나 위로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을 자주 경험합니다. 이 때는 함께 옆에 있어 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무엇을 해주고 안 해주고가 아니라 행복은 힘들고 어려울 때 누군가가 함께 있어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고통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 봐주며 때로는 손을 잡아주거나 등을 토닥여주며 함께 해주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 때 우리는 어떤 어려움이라도 견디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5월의 햇살이 눈부신 것은 여러 가지 행사가 많아서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라는 사실을 거듭 확인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대와 함께라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라면, 지체들과 함께라면, 이웃들과 함께라면, 더불어 함께라면 희망이 있고 살맛이 있습니다. 다른 그 무엇보다 주님 안에서 우리가 하나가 됨으로 인해 행복한 5월, 우리는 우리와 함께 하는 따뜻한 사람들을 찾아 고마움을 전하고 안부를 물음으로 평생 바닥나지 않는 행복 통장의 잔고를 늘려가길 소망합니다. 행복통장에는 우리가 매일매일 겪는 고마운 일들과 행복한 기억들을 날짜와 함께 기록해 둡니다. 그리고 가끔씩 힘들 때마다 행복통장을 펼쳐보면 그동안 모아 두었던 행복 밑천들이 그대로 되살아 날 것입니다. 바라기는 아름답고 싱그러운 가정의 달 5월에는 우리 가정과 사회와 관계 속에 '함께'의 의미가 회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전 부사장 카이푸 리를 둘러싼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간의 고용 분쟁으로 인해 최근 인재의 확보 못지 않게 인재의 유지가 기업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비록 법원의 최종 판결을 앞두고 양사간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구글의 인재 빼내기에서 비롯된 이번 공방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인재를 잃는 것 이상의 손실을 입고 말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과거 인재가 선망하는 최고의 회사에서 이제는 인재가 떠나는 회사라는 이미지로 외부에 비춰지게 된 것입니다. 인재 유지에 대한 이러한 기업의 관심이 결코 우리와 무관한 일만은 아닙니다. 교회의 지도자로서 우리가 섬기고 있는 교회나 조직에서 사람들이 떠나는 곳으로 비춰진다면 그것은 무엇보다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것은 사회가 아무리 기계화되고 첨단화되더라도 사람들과 함께 하지 않고는 그 어떤 것도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학교나 사회나 직장이나 어디든 사람을 중요시합니다. 그럼에도 자녀들이 가정을 떠나고, 직장과 조직에서 사람들이 떠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미국의 컨설팅회사인 페르소나 인터네셔널사의 존 곤스틴 박사는 "직장인의 이직은 회사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직장 상사를 떠나는 것"이라는 연설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인재가 떠나거나 조직에 남는 이유 중 대부분은 직, 간접적으로 상사와 연관이 있다는 것입니다. 올해 초 국내의 헤드헌팅 업체인 아인스파트너가 전국 남녀 직장인 1,17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보면 응답자의 75.6%가 직장 상사와의 마찰로 인해 퇴사 또는 이직 충동을 느낀다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이 설문 조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물론 우리 교회는 회사나 직장과는 다른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을 아끼는 마음은 동일합니다. 사람이 없이는 어떤 일도 이룰 수도 없을 뿐 아니라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능률과 보람과 의미는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함께'의 의미와 가치는 소중합니다. 시트그룹의 전회장인 조지 월터는 "돈, 사람, 아이디어는 필요한 곳으로 흘러가 소중히 다뤄지는 곳에 머문다."고 말했습니다.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한 사람을 향한 열정이 있는 조직은 결코 사람이 떠나지 않는 법입니다.

 

  복음중등부는 사람을 떠나게 하는 모임인지, 아니면 머무르게 하는 모임인지 또 그 원인은 무엇인지 내일 교사회 시간에 함께 생각을 나누며 '함께'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함께 기도하기 원합니다. 이는 말문이 막히고 궁색해져서가 아닙니다. 또한 기도를 무기처럼 사용하자는 것은 더욱 아닙니다. 그것은 몸보다는 마음을, 머리보다는 가슴을, 경험보다는 진리를 써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조금씩 철이 들어간다는 고백입니다. 철이 든다는 것은 시야가 넓어지는 것이며 하나님을 더 알아 가는 것을 말합니다. 또한 기도보다 더 적극적인 사랑이 없고, 누군가를 위하여 기도 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자식을 위해 기도하며, 목사가 교인을 위해 기도하며, 선생이 제자를 위해 기도하는 그 귀함을 저는 요즘 더 절감합니다. 지금도 누군가 우리를 위해 이름을 부르며 기도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 기도가 우리에게 스며들 수 있도록 우리를 비워 두고, 마음의 귀를 활짝 열어 두고 싶습니다.

 

   봄의 전령사는 냉이와 딸기라 하지만 우리 마음의 전령사는 사람들의 따스한 마음입니다. 마음의 손을 잡아주는 사람과 함께 하는 삶은 살맛 나는 세상입니다. 이처럼 행복은 날마다 되풀이되는 일상 속에서 작은 것에도 고마워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 하는 사람들의 안부를 묻는 일에서 시작합니다. 지금 바로 부모님께, 선생님께, 이웃에게, 자녀에게, 제자에게 전화를 걸어보시지 않으시렵니까?

 

2006년 5월 6일
여러분의 마음의 손을 잡아주는 가슴이 따뜻한 남자 윤삼열 목사 드림



출처 : 교목전국연합회
글쓴이 : 느낌표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