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분투(Ubuntu) (빌2:1~4) 478장
봄이 아름다운 것은 겨울을 이겨내고 피어나는 생명의 함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둠을 뚫고 올라오는 새싹이 있기 때문입니다. 절망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꽃 하나 피었다고 봄은 아닙니다. 그렇다고“나하나 꽃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는 조동화의 시(詩)처럼 너도 나도 꽃 되어 피어나면 온 산이 활 활 불타오를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봄이 아름다운 것은 울긋불긋 희고 푸른 노란 꽃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함께 희망을 노래하고 생명의 환희로 피어나기 때문 봄이 아름다운 것처럼 우리 모두 함께 손을 잡고 노래하며 같은 마음, 같은 생각, 같은 뜻을 품고 살아간다면 그것이 아름다운 공동체요 행복일 것입니다.
작가 안도현은?연어가 아름다운 것은 떼를 지어 강을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흐르는 물줄기를 무리지어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 떼를 상상해보십시오. 얼마나 생명력이 넘치고 생동감이 있습니까? 우리는 그 모습 속에서 영적인 풍성함을 상상해봅니다. 들쑥날쑥한 돌멩이가 있기 때문에 시냇물이 아름다운 소리를 내고, 우거진 숲이 아름다운 것은 그 숲속에 각기 다른 꽃과 새와 동물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도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이고, 각자 개인의 삶이 아름다운 것도 어쩌면 숨겨진 크고 작은 고난이라는 돌멩이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프리카 부족에 대해 연구 중이던 어느 인류학자가 한 부족의 아이들을 모아놓고 게임 하나를 제안했습니다. 싱싱하고 달콤한 딸기가 가득 찬 바구니를 놓고 가장 먼저 바구니까지 뛰어간 아이에게 과일을 모두 주겠노라 한 것이지요. 앞 다투어 뛰어가리라 생각했던 예상과 달리 아이들은 미리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의 손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손에 손을 잡은 채 함께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바구니에 다다르자 모두 함께 둘러앉아 입 안 가득 과일을 베어 물고 키득거리며 재미나게 나누어 먹었습니다. 인류학자가 "누구든 일등으로 간 사람에게 모든 과일을 주려했는데 왜 손을 잡고 같이 달렸느냐' 라고 묻자 아이들은 "UBUNTU"라며 합창했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다 슬픈데 어떻게 나만 기분 좋을 수가 있어요?" “UBUNTU"는 아프리카어로 "우리가 함께 있기에 내가 있다." 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그대가 있기 때문에 내가 있습니다.
그대가 있기 때문에 가족이 있습니다.
그대가 있기 때문에 학교가 있습니다.
그대가 있기 때문에 이 사회가 있습니다.
그대가 있기 때문에 우리 대한민국이 있습니다.
온 국민이 세월호 침몰사고로 마음 아파하고 있습니다. 함께 살아가기에 내 일이 아니지만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납니다. 그대들이 있어 대한민국 우리나라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온 국민이 TV를 쳐다보며 기도하고 같이 마음 졸이고 있습니다. 지금은 비록 아프고 고통스럽지만 함께하기에 곧 훌 훌 털고 일어서리라 믿습니다. 우리는 고난주간 한 주간 십자가와 이웃의 아픔을 생각하며 한끼 금식을 하고 금식헌금을 모읍니다. 우분투~~~~~~ 함께하고 싶어서입니다. 우리 학교는‘그리스도의 인격을 본받아 이웃과 사회와 국가를 사랑하고 봉사하며 지행일치의 순결한 민주여성을 길러내는데 있다’는 설립목적 즉 미션과 사명대로 가슴 따뜻한 삶을 사는 교육공동체이며 신앙공동체입니다. 그래서 이번 헌금은 작지만 세월호의 희생자와 사고 수습을 위해 수고하는 이들을 위해 사용되길 소망합니다. 우리의 작은 정성이 그들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되면 좋겠습니다. 사람이 따뜻한 것은 가슴이 따뜻하기 때문입니다. 가슴이 먼저 따뜻해야 바라보는 눈길도 따뜻하고, 건네는 손길도 따뜻해집니다.
두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것은 무엇일까요?
가위 바위 보, 듀엣곡 부르기, 푸른 하늘 은하수 서로 손뼉 치며 부르기
공 던지고 받기, 받아쓰기, 천장 도배하기, 실뜨기, 수없이 많을 것입니다.
두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것은? 사랑 아닐까요?
그럼 여러 사람이 같이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일은 무엇일까요? 우분투
서로 손을 잡고 함께 가는 것
서로 부둥켜 안고 울어주는 것
특히 힘들고 아프고 고통스러울 때 손잡아주는 것
우리 학교가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학생과 학생이, 학생과 부모가, 학생과 교사가 함께 꽃피워 가는 행복공동체!!!
회사를 영어로 말하면 컴퍼니(company)입니다. 이 컴퍼니라는 것은 함께(com), 퍼니(빵),즉 함께 빵을 먹는 동료들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컴퍼니로서 더욱 중요한 것은 먹는 빵 이상으로 뜻을 함께 먹는, 뜻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동료가 되기 위해서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 학교가 떡과 뜻을 함께하는 따뜻한 신앙공동체로서 서로에게 희망이 되고 꽃이 되는 아름다운 공동체가 되어지길 소망합니다. 어려움도 이겨내고, 실망도 낙심도 이겨내고 종국에는 죽음도 이겨내고 활짝 핀 봄꽃처럼 우리 함께 손을 잡고 일어나 꽃피고 새 우는(아가2:11-14) 아름다운 꽃동산 평화의 동산, 부활 동산으로 함께 희망의 노래 부르며 나아가길 원합니다. (목포정명여자중학교 2014년 4월 16일 교직원예배 설교:윤삼열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