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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명품 작품 걸작품

물음표와 느낌표 2009. 9. 21. 12:31

상품, 명품, 작품, 걸작품 (엡2:8-10) 417장

 

  "우리는 하느님의 작품입니다. 곧 하느님께서 미리 마련하신 대로 선한 생활을 하도록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서 창조하신 작품입니다"(엡2:10공동번역)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물건은 두 종류로 나누어집니다. '상품'과 '작품'입니다. 상품은 생활의 필요에 의해 똑 같은 물건을 복제하여 만든 것입니다. 그러나 작품은 비록 여러 개를 만들지라도 작품은 상품과는 전혀 다른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가치에 있어서는 상품과 비교할 수 없는 것입니다. 상품은 소수의 사람들에게 잠시 소유되지만, 작품은 역사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오랫동안 소중하게 전해집니다. 상품과 작품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 상품에는 가격을 매기지만 작품에는 가격을 매기지 않습니다. 만약 작품에 가격이 매겨진다면 그 순간에 작품은 상품으로 전락되고 맙니다. 안타깝게도 경쟁 사회에서 모든 존재는 예외 없이 상품이 돼 버렸습니다. 그래서 가격이 매겨지지 않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사람의 재능과 능력도 돈으로 평가되고 심지어 사람 자체도 상품 가치에 의해 평가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만약 사람이 하나님의 창조의 목적을 외면하고 상대적 평가에 의한 자의식으로 자신을 치장해 간다면 상품과 같은 존재가 될 것입니다. 상품은 언제나 그럴싸한 포장이 필요합니다. 학력과 경력과 권력과 명예와 물질로 화려한 포장을 합니다. 자본주의가 주는 시장 경제적 사고를 가진 이에게는 사용가치가 있도록 개발하는 것이 성공하는 길입니다. 다시 말하면 상품의 극대화입니다. 그것이 자신의 긍지요, 자랑이요, 재산성의 보장이 됩니다. 전문성을 요구하는 이 시대는 더욱 그러합니다. 상품은 그 용도에 따라 편리하게 쓰일 필요가 있으므로 소비자 위주로 만들어집니다. 항상 상품은 소비자의 칭찬과 비난에 민감해야 됩니다. 그래서 상품은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변형, 발전해 갑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현대인들 중에는 자신의 의식은 실종되고 타인의 의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항상 다른 이들의 의식을 엿보고 살피어 그들의 구미와 요구에 자신을 맞추려고 노력하는데, 이것을 처세술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사람들은 최고의 상품 즉, 명품을 소유하고 또 스스로 명품이 되고자 합니다. 명품은 특별한 계층의 사람들만 누리는 사회적 혜택이요 특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상품을 만드시지 않았습니다. 창조주가 만드신 모든 것은 팔기 위한 상품이 아니라 하나하나 가치를 지닌 작품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천지만물을 창조하실 때 "그 종류대로"(창1:24) 곧 특색 있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사람을 만드실 때는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을 따라"(창1:26) 만드시되 직접 빚으시고 호흡을 불어 넣으셔서 창조하셨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적극적이고 절대적인 개입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생명에는 창조주가 주신 신비가 있습니다. 또한 모든 생명에는 하나님이 주신 신비로운 선물이 있습니다. 누구에게도 없는 자신만의 독특한 은사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동일하게 존중받아야 할 존재들입니다. 나도, 다른 사람도 이미 모두 하나님의 솜씨이고 작품입니다. 비교할 수 없는 거룩한 가치가 각 사람에게 있습니다. 여러분과 저 안에는 하나님의 싸인, 하나님의 형상, 하나님의 숨결이 있습니다. 너무나도 소중한 우리 인생은 하나님의 기대로 가득 차 있습니다.

 

 

  미국인 한 분이 프랑스 여행을 하다가 시골 상점에서 신기해 보이는 골동품 목걸이 하나를 그다지 비싸지 않은 가격에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으로 돌아오는데 세관을 통과 할 때 의외의 높은 세금을 매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거 별로 비싸지도 않게 산 물건인데 그렇게 비싼 세금을 무느냐고 항의를 하니까 그 세관원이 "이것은 손님이 생각하신 것처럼 그렇게 값싼 물품이 아니다."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보석감정원에 가서 그 목걸이를 감정시켰습니다. 확대경을 가지고 한참을 면밀하게 감정을 하던 감정사가 깜짝 놀라면서 하는 말이 "손님, 이 목걸이는 보통 목걸이가 아니네요. 좀 보시지요."합니다. 그래서 확대경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니까 거기에 싸인이 새겨져 있는데 '조세핀에게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이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이 미국인은 한마디로 횡재를 한 것입니다. 영웅 나폴레옹의 싸인이 있어서 그것이 그토록 훌륭한 보배로운 작품으로 인정을 받은 것입니다.

 

 

  한때 한국을 시끄럽게 했던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이라는 그림이 있습니다. 이 그림은 마이크 세코스키가 그린 만화를 그대로 망점 형태로 유화물감인 마그나를 사용해 그린 것입니다. 만화나 다름없어 보이는 그것이 한 아티스트의 뛰어난 창의력과 독특한 스타일에 의해 엄청난 값을 호가하는 작품으로 변신한 것입니다. 방법만 알면 그야말로 참 쉽습니다. 백남준은 다 망가진 텔레비전 몇 대로 고가의 팝 아트를 일궈냈고, 이중섭은 병상에서 담배 은박종이에 송곳으로 긁어서 그림을 그렸는데 그의 초라한 '은지화'는 지금 뉴욕현대미술관에 소장될 정도로 명작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약 500년 전 이탈리아의 조각가 도나텔로가 거대한 대리석을 하나 구입하였는데 그 대리석은 흠도 많고 갈라진 곳도 많아서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 수가 없다고 판단하여 반품하였습니다. 하지만 미켈란젤로는 그 흠 투성이 대리석을 사들여 조각을 시도했고, 완성된 작품이 바로 '다윗상'입니다. 일화에 의하면 미켈란젤로는 "대리석에서 다윗을 발견했고 자신은 다윗이 아닌 것에만 정을 대니 '다윗'이 나오더라"고 고백했다고 합니다. 

 

 

 

  피카소의 '황소머리'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 1943년 어느 날 피카소가 길거리를 지나다가 버려진 자전거를 주워 자전거의 핸들과 안장을 떼다가 만들었답니다. 양쪽 뿔은 자전거 핸들이고, 가운데 머리는 안장입니다. 이렇게 만들어 놓고 그것을 '황소머리'라고 명명했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이 2008년 프랑스의 어느 경매장에서 293억원에 낙찰되었습니다. 피카소가 그것을 만들기 전까지는 버려진 중고 자전거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피카소의 손에 의해 작품으로 만들어지니 유명한 고가의 작품이 된 것입니다. 버려진 자전거를 통해 자신의 예술의 세계를 표현하였던 피카소는 그 작품을 완성한 후에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고 합니다. "쓰레기는 위대한 가능성을 지닌 예술품의 재료이다." 쓰레기조차도 위대한 예술가나 창조적 상상력을 거치면 명작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명작은 보이는 것의 열매가 아니라 생각한 것의 열매이며, 명작은 현상이 아니라 상상의 창조물입니다.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여기는 순간 쓰레기는 쓰레기일 뿐이지만 상상하면 위대한 작품으로 재 탄생합니다.

 

 

  우리 사람도 누구 손에 붙잡혀 있느냐에 따라서 가치가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전거 핸들과 안장이 피카소라고 하는 사람의 예술적이고 창조적인 손에 의해 어마어마한 가치의 작품으로 만들어졌다면, 별것 아닌 만화가 아티스트 리히텐슈타인에 의해 최고의 작품으로 바뀌었다면 오늘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나'라는 존재는 창조주이고 전능하신 하나님의 손에 만들어지고 그 분 손에 의해 변화된다면 그야말로 엄청난 걸작품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인간은 높은 산과 바다의 거대한 파도와 굽이치는 강물과 저 광활한 우주의 태양과 반짝이는 별들을 보고는 감탄하면서도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감탄하지 않는다." 맞습니다. 우리는 천하보다 소중한 우리의 존재가 얼마나 신기한 작품인지는 잊어버리고 맙니다.

 

 

  브라이언 트래이시(Brian Tracy)는 "인간의 삶도 훌륭한 예술 작품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의 삶도 걸작이 있고 졸작이 있습니다. 참 추하게 인생을 사는 사람이 있고, 참으로 걸작품이 되어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여 많은 사람이 그 사람을 생각할 때마다 감동을 받는 사람도 있습니다. 트래이시는 훌륭한 예술 작품이 되는 성공한 인생의 기준을 7가지로 제시합니다. 마음의 평화, 건강과 활력, 사랑, 경제적인 자유, 가치 있는 목표와 이상, 자기 인식, 개인적인 성취감 등을 말합니다. 우리는 구원이라는 하나님의 선물을 통해 하나님의 택하신 족속, 왕 같은 제사장, 거룩한 나라 그리고 그의 소유된 백성이 되었습니다.(벧전2:9) 그러기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걸작품입니다. 하나님이 직접 창조하셨을 뿐 아니라 주님이 직접 대가를 치르시고, 주님이 사명을 주셨기에 가치 있는 존재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정말 위대한 하나님의 걸작품으로 살기 위해 다음 몇 가지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 하나님에 대한 사랑의 고백이 필요합니다. 사랑하면서도 갑돌이와 갑순이처럼  "겉으로는 응~~~ 안그런척 했더래요"라는 삶을 살아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 사랑합니다."하는 사랑의 고백이 있어야 합니다. 사랑고백은 신앙고백이고, 신앙고백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덧입는 것입니다. 둘째, 하나님께 영광돌리는 삶입니다. 가장 인생을 고상하게 하고 걸작품이 되게 하는 것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데 인생의 목적을 두고 사는 것입니다. 삶의 목적을 바로 아는 사람은 출생과 환경을 탓하지 않습니다. 셋째, 삶의 모든 문제와 과제들을 기도로 풀어 가는 삶입니다. 인생을 걸작품으로 살아간 사람들은 고난이 없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고난을 슬기롭게 뛰어넘고 일어 선 사람들입니다. 영웅은 전쟁 속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듯, 걸작품은 삶의 어려운 문제들을 기도로 멋지게 풀어갈 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넷째, 우리가 대하는 모든 사람들을 영혼이 담겨있는 하나님의 작품으로 마주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맡겨진 아이들도 가르치는 교육 대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 받는 작품으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품질(성적)을 따지거나 비교하지 않고, 각자가 가지고 있는 독창적이고 특별한 것을 발견하여 걸작품으로 거듭나도록 도와줄 수 있고, 나아가 그런 믿음의 눈이 열리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목포정명여자중학교 2009년 9월 21일 교직원예배: 윤삼열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