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라인 (잠17:9-10) 546장
사람들은 말과 글을 통해 온갖 감정을 표현합니다. 따라서 말과 글에는 핵심적인 의미가 드러나야 합니다. 인간은 수천 년 동안 서로 말을 주고받으면서 소통하며 살아왔고, 또 몇 마디의 말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는 우리들이 살아온 역사를 보면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훌륭한 몇 마디에 감탄하고 감동하며 동기를 부여받거나 역사가 바뀌기도 하고, 반대로 몇 마디 말 때문에 평생을 아픔으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누구에게나 가슴속에 기억되는 한마디가 있습니다. 사랑과 관련해서 '사랑해'라는 이 짧은 말을 대신할 사랑스럽고 소중한 다른 말이 없는 것처럼 익숙하고 짧은 한 줄의 말이 가슴을 울리고 영원한 기억으로, 혹은 삶의 커다란 가치로 자리잡는 경우를 종종 경험하게 됩니다. 이같이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거나 오랫동안 기억되는 한마디를 [한 줄의 힘]을 쓴 스티브 콘은 '파워 라인'이라고 부릅니다. 파워라인은 듣거나 보는 즉시 매료되어 오랫동안 기억하게 되는 짧은 한마디나 몇 마디의 말을 가리킵니다.
슈바이처는 어린 시절 동네 아이와 싸움을 했습니다. 슈바이처가 아이를 쓰러뜨린 뒤 주먹을 올려붙이려는 순간 넘어진 아이가 외칩니다. "내가 너처럼 고깃국을 먹을 수 있었다면 절대로 지지 않았을 거야!" 그 한 마디는 슈바이처의 영혼을 울렸고, 그의 일생을 굶주림과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돌보는 데 힘쓰게 했습니다. 마음을 두드리는 말은 이처럼 한 사람의 생각과 인생까지도 변화시킵니다. 하지만 우리가 일평생 말하고, 듣는 수많은 말 가운데 우리들 가슴에 깊이 새겨진 말은 얼마나 되며, 어떤 말들이 있을까요? "말은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지만, 천 사람의 귀로 들어간다."라는 말이 있듯, 어떤 말이냐에 따라 수많은 사람에게 기억되기도 하고 쉽게 잊히기도 할 것입니다.
1864년, 두 번째 대통령 선거를 앞둔 링컨은 재선이 불투명했습니다. 상대 후보와 내부 반대 세력이 안팎에서 공격했기 때문입니다. 그때 링컨은 "개울물을 건너갈 때는 말을 갈아타지 마라."라는 한마디로 아직은 리더를 바꿀 때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전했습니다. 호소력 짙은 이 말은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링컨은 결국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1920년대 후반, 사람들은 고단한 삶에 지쳐 있었습니다. 그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휴식은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무렵 코카콜라는 1929년에 제작된 '상쾌한 휴식'이라는 광고문구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오늘날까지 일등 브랜드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의 선거 슬로건은 바로 'CHANGE'라는 단 여섯 글자였습니다. 이 짧은 단어 하나가 바로 미국 최초의 흑인대통령, 암울한 시대를 헤쳐가고 우리를 열광하고 기대하게 만든 대통령을 탄생시켰습니다. 사람들은 이 슬로건이 가진 성공요인을 몇 가지로 꼽고있는데, 그것은 단순성, 일관성, 적합성으로 쉬우면서도 항상 일관되게 변화를 외쳤고 시대적인 요구와도 적절히 맞아떨어졌다는 것입니다. 뉴욕의 어느 방송국은 매일 밤 뉴스가 시작되기 전 "10시입니다. 당신의 아이들은 어디에 있나요?"라는 멘트를 내보냈습니다. 이 말은 아이들의 안전을 걱정하는 부모들의 마음을 환기시키는 한편 아이들 스스로 귀가 시간을 지키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손이 가요. 손이 가',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놔드려야겠어요',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입니다', '집 나가면 개 고생이다', 등의 광고문구, '영원히 살 것처럼 꿈꾸고,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 사랑하라', 영화 러브스토리의 '사랑은 결코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 거야', 알리의 '나비처럼 날아가서 벌처럼 쏘겠다', 줄리어스 카이사르의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등 세월이 지나도 기억에 남는 말이 있습니다. 이러한 한 줄 또는 몇 마디의 말이나 문구들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고 기억에 오래 남아서 사람들의 판단이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작용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파워라인은 광고나 문학만이 아니라 정치, 종교, 철학, 영화, 엔터테인먼트 등 모든 분야에 빠르게 파급되어 사람들의 뇌리에 강하게 각인되어 강렬하게 감정을 자극하고 영원히 기억에 머무르게 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살아가는 동안 눈과 귀를 통해 수없이 많은 정보를 받는데, 평범하고 진부한 소리는 흘러 지나갈 뿐 가슴이나 머리에 남지 못합니다. 누군가의 가슴과 머리 속에 깊이 간직되려면 무언가 달라야 합니다. 시대를 뛰어넘어 변함 없이 사랑을 받는 강력한 한 줄, 파워라인의 요건을 스티브 콘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분명한 의미와 차별성을 가져야 한다. 둘째 진실성과 신뢰로 대중들이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 셋째 헤드라인처럼 핵심 멘트여야 하고, 넷째 개성적이고 재미있어야 하며, 다섯째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고,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쉽게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한마디로 핵심을 살리려면 '버림의 미학'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구구절절 설명해야 되면 그것은 이미 생명력을 잃어버린 말입니다. 메시지가 길어질수록 대중은 멀어지는 까닭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요즘 '한 줄 시 모임'과 '한 줄 문장' 모임이 성행한다고 합니다. 시대 흐름이 그만큼 빠르고 바쁘기도 한 때문이겠지만 넘쳐나는 정보 홍수에 대한 반발만은 아닌 듯 합니다. 오히려 한 줄의 짧은 메시지가 상대방을 제압하고, 긴 글과 말보다 짧은 문구가 주는 힘이 강력한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파워라인은 슬로건, 태그, 광고 등에 국한되지 않고 문학을 비롯한 삶의 모든 현장 특히 교육현장에도 적용된다는 사실입니다. 아울러 파워라인은 개인과 브랜드의 정립은 물론 역사를 바꿀 수 있을 뿐 아니라, 대중의 마음을 감동시키며 오랫동안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입니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이 한마디가 셰익스피어라는 작가를 떠올리게 하고, '제임스 본드'라는 한마디로 007 영화가 생각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입니다. 그만큼 간결하면서 분명한 메시지는 놀라운 힘을 갖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아이들이 뭔지 내용도 모르면서 '미쳤어' 등의 후크송이나 '비비디 바비디 부'같은 CM송을 흥얼거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파워라인은 강력한 위력을 가지고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가슴을 울리는 말, 한번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 그것은 입술이 아닌 온 몸으로 묻어나는 사랑이야기일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들은 한마디는 평생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 말에는 그 사람과 그가 살았던 삶의 흔적까지 함께 살아 숨쉬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의 할 일도 분명해졌습니다. 사랑하는 선생님~ 우리 아이들을 변화시키는 것은 결코 시시콜콜한 잔소리가 아닙니다. 확신 없고, 체험 없이 거듭 말하는 어리석은 자가 아니라, 주님께서 십자가를 지신 그 사랑이야기처럼 간결한 한마디로 우리 이이들을 가르치는 지혜를 소원해야 합니다. 사람을 살리고,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역사를 변화시킬 그 한마디를 우리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을 말씀으로 창조하신 우리 하나님, 말로서 우리를 사랑한다 말하기보다 직접 몸을 입고 오신 주님의 사랑과 능력을 회복하여 나를 만들고, 우리를 만들고, 미래를 새롭게 여는 우리만의 파워라인을 말입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목포정명여자중학교 2009년 8월 31일 교직원예배:윤삼열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