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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안하라

물음표와 느낌표 2008. 12. 29. 21:06

문안하라 (고전16:17-20, 롬16:13-16) 221장

 

   바울은 그가 기록한 대부분의 서신 말미에 공통적으로 성도들에 대한 문안과 축복으로 끝을 맺습니다. 오늘 본문도 지난 사역을 회고하면서 결코 잊을 수 없는 믿음의 동역자들을 소개합니다. 그는 많은 동역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며 그들이 어떻게 자신의 복음 사역에 큰 힘이 되었는지를 밝힌 후 그들을 기억하고 문안인사를 부탁합니다. 본문에는 사랑하는 사람들, 인정받는 사람들이 나옵니다. 사람들 가운데 생각하면 사랑하는 마음이 떠오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분들은 생각하면 마음에 부담이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바울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그들이라고 모두가 바울의 마음을 속속들이 이해하고 순응하지만은 않았을 것입니다. 마가와 갈라진 것만(행15:38-39) 보아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성격이 급하고 불같은 바울 곁에서 이들이 왜 어려움이 없었겠습니까? 그럼에도 곁에 있는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 하나 불러 챙기는 모습을 보면서 다음 몇 가지 이유로 가슴이 뭉클해지는 감동과 도전을 받게 됩니다.



   첫째, 문안인사가 나오는 오늘 본문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바울에게는 인사할 사람이 많았음을 봅니다. 즉, 그 말은 함께 일하는 동역자가 많았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에게 필요한 사람을 붙여주신 것입니다. 사도 바울이 활동력이 뛰어나고 두뇌회전이 빠르고 아무리 유능하다 할지라도 혼자 일을 한 것이 아닙니다. 또한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거론한다는 것은 사무적인 관계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알고 있다는 말입니다. 개별적으로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그 사람과 더불어 인격적인 교제를 하고 있다는 것이고, 깊은 관계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일이란 것은 도와줄 마음만 품으면 어떻게든 가능케 하지만, 도와주지 않고자 하면 되는 일도 트집을 잡아 꼬이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의 관계는 따뜻함이 흐르고 정이 흐르고 사랑과 마음이 통하는 인격적인 관계가 되어야 아름다운 공동체로서 우리에게 맡겨진 귀한 사명을 감당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둘째, 바울은 그런 동역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기억하며 부릅니다. 그것도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부르며 수식어도 아름답게 붙였습니다. 그들이 행한 일을 진심으로 칭찬하며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존경이랄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표현일 것입니다. 나의 보호자(롬16:2), 나의 동역자(3,9), 나의 사랑하는(5,8,9) 많이 수고한(6,12), 인정함을 받은(10), 주 안에서 많이 수고하고 사랑하는(12) 등, 훈장과 같은 수식어를 사용하여 한 사람 한 사람을 소개하고 있고, 또한 동역자를 그리스도 안에서, 주 안에서라고 계속해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는 예수그리스도 안에서의 동역자요 공동체임을 강하게 표현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역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각각 자기의 역할이 있고 맡은 바 책임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서로 인정하고 격려하고 칭찬하고 세워주며 바울이 그랬던 것처럼 동역자로 세워주면 관계가 좋아지고, 협력하여 아름다운 선을 이루어 갈 수 있습니다. 누군가 사역은 지나가지만 사람은 남는다고 말했듯이 사역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하나님은 일이 아니라 사람에 관심을 두시기 때문입니다. 특히 누군가의 이름을 기억해주고 불러 준다는 것은 참 기분 좋은 일입니다.

 


  셋째, 바울은 이렇게 자신의 가슴에 새겨진 잊을 수 없는 동역자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면서 이름만을 기억하고 부르는 게 아니라 그들에게 문안해 줄 것을 부탁합니다. '문안하라'는 말은 로마서 16장에서만 번역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최소 15번 이상 반복됩니다. 여기서 문안하라는 것은 인사하라는 것입니다. 인사는 사랑의 관계성을 맺는 것입니다. 우리는 인사를 잘 해야 합니다. 인사를 잘하는 사람이 좋은 인상을 주고, 사람들과 사랑의 관계를 잘 맺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매일 보는 사람이라도 처음 보면 인사를 해야 합니다. '문안하라'는 말은 안부를 전하라는 것이지만, 더 깊은 뜻은 그들의 노고를 알아주고 진심으로 존경하라는 것입니다. 서로 위로하고 위로 받고, 서로 용서하고 용서받고, 서로 이해하고 용납 받고, 서로 사랑하고 격려함으로서 서로 알아주라는 말씀입니다. 본문에 나오는 사람들은 헌신된 분도 있지만, 노예출신도 있고, 이방인 출신도 있고, 왕족 출신의 귀족도 있습니다.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고, 부부도 있지만 서로 문안하고 거룩하게 입맞춤으로 인사할 것을 권면합니다. 우리가 속한 정명동산도 모든 지체가 주님 안에서, 주님을 위해 수고하기에 서로 알아주고 문안하면서 살아가는 멋진 공동체가 되면 좋겠습니다.



  어느 시대든 사람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사람이 역사를 이끌어가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하나님은 언제나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일을 하시는데 사람을 만나야 하고, 또 사람도 하나님의 일을 하기 위해서 사람을 만나야 합니다. 사람을 만나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일입니다. 바라기는 문안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메일을 보내고, 편지를 보내고, 전화를 해야 할 사람이 많아지길 원합니다. 바울은 "나의 마음을 시원케 하는" 그런 동역자들이 있었다(고전16:18)고 고백합니다. 다시 말해서 "영혼을 새롭게 하는 친구들"이라는 것입니다. 강건하지 못하여 쓰러져 있을 때, 깨어있지 못할 때, 그리고 갖은 고난과 핍박 가운데 있을 때, 때로는 사역의 의미들을 잃어버릴 위험에 처해 있을 때, 때로는 자신에 대해 회의감에 빠져 있을 때 영혼을 새롭게 하는 친구들이 있어 감사하다는 것입니다. 사랑으로 행하며 서로 문안하며 이해하고 감사하면서 공동체를 세워가는 리더들이 참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하루 영혼을 새롭게 하는 친구가 되고, 그런 친구들과 함께 좋은 교제를 누리며 하나님 나라를 누리는 축복 가운데 있길 기도합니다. 사역과 목표를 향한 열정만큼이나 사람을 향해 깊은 애정을 품고 싶습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바울처럼 숨겨진 보배가, 기억나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마음을 진심으로 알아주고 서로 존중해주는 동료와 아이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아가 손을 잡으면 마음까지 따뜻해질 가족과 친구와 이웃들의 이름을 부르며 안부를 전하면 좋겠습니다. 우선 말로 그리고 가능하면 봉사와 섬김으로 문안하길 소망합니다. 연말 연시를 맞이하여 서로 문안하고 더 깊이 사랑하고 소중히 여깁시다. 그것이 오늘과 내일의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목포정명여자중학교 2008년 12월 29일 교직원예배:윤삼열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