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트라 크레딧 (엡2:8-9) 310장
미국에는 엑스트라 크레딧이라고 부르는 부가 점수제도가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수행평가처럼 통상적인 과제나 시험을 통해 얻는 점수가 아니라, 자신의 실수로 점수가 좋지 않거나, 원하는 점수가 나오지 않았을 때 낮은 점수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예를들면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프랑스어 엑스트라 크레딧 숙제로 프랑스 음식을 만들어 오게 하거나 프랑스 영화를 보게하고 10점정도의 엑스트라 크레딧을 주거나, 세계사 시간에는 공부하는 어떤 나라의 전통의상을 입고 오면 추가점수를 주고, 아니면 어느 인물에 대해 조사하여 프리젠테이션을 하게 하고 10점 내외의 부가점수를 주는 것입니다. 또 음악시간에는 중창팀이나 연주팀을 만들어 공연을 하거나 자원봉사를 할 때도 추가점수를 주는 것입니다. 때로는 수업시간에 필요한 준비물이나 자료 등을 칠판 한 구석에 적어놓고 가져오는 학생에게 부가점수를 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과목마다 시험을 보거나, 과제를 부여할 때 맨 아랫부분에 엑스트라 크레딧을 얻을 수 있는 별도의 과제를 주어 처음부터 자신의 점수를 관리하면서 부족할 때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게 합니다. 따라서 성적도 100점이 최고가 아니라 105점, 110점까지 맞게 되는 기이한 현상도 벌어집니다. 그렇지만 반대로 평점이 어느 수준이하(예를들면 60점이하)가 될 경우는 스포츠 활동이나 클럽활동에 참여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것은 모든 시간을 아껴 성적을 올리는데 주력하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학생들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 그룹 프로젝트나 엑스트라 크레딧 제도를 적극 활용하여 자신의 부족함을 채운다는 것입니다.
사실 시험은 그 자체에 목적(지식 습득, 장학제도 등)이 있기도 하지만 결국은 사회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와 갈등에 대한 해결 능력을 배우는 것입니다. 시험은 계단과 같아서 시험이 끝날 때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한단계씩 업그레이드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때로 스트레스 같은 부작용도 있지만 교육기관의 특성상 시험을 없앨 수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와 갈등해소 방법이 다양한 만큼 그것을 풀어가는 방식 또한 다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시험도 다양한 방법으로 치러져야 할 것입니다. 물론 이 제도를 입시위주의 우리 교육에 접목하는 것은 상당한 어려움이 있겠지만, 점수를 채점하는 과정에서부터 은혜(엑스트라 크레딧)를 배우게 하는 부가점수 제도를 우리도 도입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고, 또 잘 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기에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스스로 관리하는 방법을 배우게 하고, 좌절하고 포기하기 쉬운 때에 잘 할 수 있는 것이나 자신의 장점을 찾아 다른 것으로 보완하고, 더 나아가 자존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선물로 주어지는 삶과 은혜의 삶을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성탄을 기다리는 대림절 기간입니다. 대림절(대강절,강림절)은 성탄이라는 큰 선물을 기다리는 시기입니다. 선물은 우리가 받을 수 있는, 그리고 은혜로 주어지는 엑스트라 크레딧입니다. 선물을 기다리는 것은 어린이들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바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많은 선물(엑스트라 크레딧)들을 주십니다. 우리가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얻는 것처럼,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수고한대로 복을 주십니다.(시128:2) 우선 이 세상에서 먹고 마시며 즐겁게 사는 행복한 삶(전3:13) 자체가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또한 많은 재물을 얻고 풍족하게 사는 것도 하나님의 특별한 선물입니다.(전5:19,신8:18) 야곱의 아내 레아는 7남매를 낳고 "하나님께서 내게 후한 선물을 주셨다"(창30:20)고 하였습니다. 특히 우리를 가르치는 자로, 그리스도를 전하는 일꾼으로 부르신 것은 은혜의 선물이(엡3:7) 아니고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나님은 이렇게 모든 사람에게 각 사람의 분량대로 은혜의 선물을 주십니다.(엡4:7) 그렇습니다. 우리 삶의 기본은 우리가 수고한대로 그리고 각 사람의 분량만큼 허락하시지만 그것 역시 은혜로 주어지는 선물(엑스트라 크레딧)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선물은 현실적인 것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아도 보배롭고 영원한 선물이 있습니다. 그건 매번 받아야 하는 것도, 한번으로 효력이 끝나는 것도, 썩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의 구겨진 삶을 회복하고 새로운 삶으로 만들어 가는 선물입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스스로 선물로 오신 예수님이시고, 그를 주님으로 받아들이고 믿는 믿음도 선물입니다. 그러기에 구원은 우리에게 주신 최대의 선물입니다.(엡2:8) 실은 우리의 삶 자체가 덤으로 얻은 엑스트라 크레딧입니다. 왜냐하면 이미 죄와 허물로 죽었던(엡2:1) 우리들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이 선물은 특별한 체험이나 믿음, 특별한 은총을 입은 사람에게 주어지는 선물이 아니라 믿는 자는 누구에게나 예외없이 주어진 선물입니다. 게다가 구하는 자에게는 성령까지 허락하십니다.(눅11:13) 특히 이 선물은 엑스트라 크레딧처럼 얻기 위해 과제를 수행해야 할 수고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모든 선물이 귀한 것이지만 더욱 귀한 것은 값없이 덤으로 받는 구원은 그야말로 엑스트라 크레딧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소중한 선물, 누구나 받아야 하는 선물입니다.
바라기는 하나님께서 내리시는 풍성한 소득과 삶의 기쁨과 행복의 선물이 여러분의 가정과 일터에 충만하기를 바랍니다. 특히 스트레스 받는 시험기간에 우리 자녀들과 아이들에게 엑스트라 크레딧을 부여하듯 사랑하는 마음으로 우리가 먼저 받은 선물을 가득 안겨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여러가지 형편과 사정으로 고통받고 상처받는 수많은 우리의 이웃들이 엑스트라 크레딧으로 주어지는 선물로 오신 주님을 믿음으로, 구원을 얻고 생기와 활기가 넘치는 삶이 되어지길 소망합니다. 아울러 우리들은 사도 바울처럼 ‘이루 말할 수 없는 하나님의 선물로 인하여 하나님께 감사하노라’(고후9:15)고 고백할 수 있기를 소원하며 기도합니다. (목포정명여자중학교 2008년 12월 8일 교직원예배:윤삼열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