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家風 學風 神風

물음표와 느낌표 2008. 9. 23. 08:41

家風 學風 神風 (행2:1-4) 197장

 

  대부분의 가정과 학교에는 가훈과 교훈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른 의미에서 집안마다 학교마다 각각 다른 문화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많은 경우 그것은 가풍(家風)과 학풍(學風)으로 전해집니다. 가정이나 학교는 물론 기업과 나라도 그 바람(風)을 어떻게 조율하느냐에 따라 정신과 문화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즉 가풍이나 학풍은 문화요 정신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사회에 풍(風)문화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현실입니다. 가정 내에 어떤 문화가 존재하는가 보다 몇 평 짜리 아파트에 사는가가 더 중요해지고, 입시와 결과 지향적인 학교도 학풍을 잊은 지 오래 되었습니다. 가풍(家風)이 사라지고 있고, 학풍(學風)이 사라지고 있음은 그 정신과 문화의 궤적을 찾을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한 집안에 대대로 이어 오는 풍습이나 범절을 가풍이라 하고, 학풍은 학문에서의 태도나 경향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風은 단지 표출된 문화에 그치지 않고, 그 조직의 이념과 정신을 읽게 한다는 점에서 큰 가치를 지닙니다.

 

 

  사람들은 어떤 이유에서든 공동체 속에 속하기 마련이고, 그 속에서 자신의 삶을 소비하고 향유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공동체를 움직이는 바람이 무엇인가에 따라 공동체의 성격과 이념이 달라집니다. 그러기에 바람이 무엇이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사실 바람은 우리와 늘 함께 하고 있습니다. 다만 바람이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뿐입니다. 바람은 아주 잔잔하게 불기도 합니다. 산들바람으로 우리에게 오기도 하고 차가운 바람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때론 매서운 바람으로, 태풍으로 우리를 몰아치기도 합니다. 바람의 강도와 성격은 달라도, 늘 항상 바람은 우리와 함께 합니다. 또한 바람은 우리 속에서 끊임없이 활동을 합니다. 바람은 꽃씨를 날려 땅에 심어 생명을 싹트게 합니다. 우리가 인식하든, 못하든, 바람은 우리 곁에 찾아와 쉬지 않고 지속적으로 활동을 계속합니다. 그렇지만 바람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다릅니다. 예컨대 입으로 부는 바람을 이용하여 피리나 악기를 다루어 음악의 멜로디를 읊어내기도 하고, 바람을 전기에너지로 바꾸기도 하고, 바람을 이용해 비행기를 만들어 내는 등 바람의 역사는 다양하게 일어납니다.

 

  

  어떤 조직이나 공동체를 움직이게 하는 바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구성원들에게 분명한 명분을 주면서 동기를 부여하고 그것을 계속 유지하려면 강한 바람(風)이 존재하여야 합니다. 어떤 분위기를 형성하는 風의 조성은 사실 매우 간단한 행위에서부터 비롯됩니다. 요한 웨슬리의 기도바람으로 감리교가 탄생하고, 나이팅게일의 헌신된 희생과 헌신이 간호사들의 헌장과 선서가 되고, 히포크라테스 한사람의 정신이 모든 의사들의 선서가 되었습니다. 바람은 거창하고 훌륭한 사람이 아니어도 누구나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거실의 TV를 없애고 한쪽 벽면을 붙박이 책장으로 바꾼다거나, 학교의 현관을 호텔 로비처럼 화려하게 꾸미고, 교회의 휴게실을 카페로 조성한다면 말 한 마디 하지 않아도 새로운 문화와 풍토가 만들어질 것이 분명합니다. 風문화는 이처럼 작은 변화에서부터, 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되는 보이지 않는 시스템이지만 결국은 모두가 참여하는 어느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바람이 됩니다. 우리가 함께 동역하고 사역하는 정명동산은 어떤 바람이 불고 있습니까? 아니 어떤 바람이, 어떻게 불게 하고 싶습니까? 서로를 위하고 격려하는 그래서 신바람나고 살맛나는 공동체가 되길 원합니까? 우리의 작은 생각과 행동이 우리 가정의 가풍이 되고, 우리 학교의 학풍이 됩니다. 바라기는 우리 사이에 따뜻하고 훈훈한 바람이 불어오길 소망합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공동체에는 급하고 강한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예수님은 그 바람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다(요3:8)고 합니다. 하지만 분명히 바람은 있습니다. 저는 이 바람을 신풍(神風)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이 바람이 우리에게도 불어와 우리의 영혼을 감싸주고 우리 학교를 변화시키는 뜨거운 바람, 학풍이 되어지길 소망합니다. 특히 물질이 정신을 앞선 요즈음의 세태를 바로잡고, 후대에 물려줄 우리 시대의 올바른 정신과 문화와 가치관을 위해서도 神風은 거세게 일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그 신풍은 신바람을 일으키고, 학풍이 되고, 성령의 바람도 되어 우리 각 사람들 위에 임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모여서 기도하고 예배하는 것은 어쩌면 오순절 공동체처럼 우리의 기도와 예배가 神風을 불러 올 것으로 기대하는 까닭이지 않을까요? (목포정명여자중학교 2008년 9월 22일 교직원예배:윤삼열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