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든지 뜨겁든지 (계3:15-16))330장
고진하의 [1분의 지혜]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한 스승이 제자 앞에서 손수건을 떨어뜨리며 말했습니다. "이 손수건을 주우려고 해 봐라“ 제자가 냉큼 손수건을 주워서 스승님께 드렸습니다. 스승은 손수건을 받아 다시 떨어뜨리며 말했습니다. "손수건을 주우려고 해 보랬지, 누가 손수건을 주우라고 했느냐?" 제자가 스승님에게 대꾸 했습니다. "아이 참, 줍든지 말든지 할 것이지, 주우려고 하는 것은 또 뭡니까?" 스승이 그제서야 제자에게 호통을 쳤습니다. "야, 이놈아. 네 놈의 상태가 그렇다는 말이다." 그렇습니다. 무슨 일이든 할 생각이라면 확실하게 하고, 하지 않을 것이라면 딱 부러지게 끝을 내야합니다. 하는 것도 아니고 안 하는 것도 아니고 매사가 뜨뜻미지근하면 아무 일도 안 됩니다. 차든지 더웁든지 하라는 성경 말씀은 바로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지 말란 말입니다.
언제부턴가 글을 쓰기 시작한 저는 하나 둘 글이 모아지면서 보잘것없을지라도 늘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쩌지 못해 그냥 컴퓨터에 저장해 두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컴퓨터 고장으로 저장해두었던 모든 자료를 잃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연찮게 시작한 블로그가 일과 중 하나가 되어 글을 쓰면 곧바로 인터넷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요즘에는 아이들과의 소통을 위해 싸이를 하다 보니 중독 아닌 중독에 빠지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일촌평과 댓글 그리고 소위 말하는 투데이(조회수)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인터넷에 글을 쓴 사람은 최소한 세 번은 다시 방문한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글을 쓰러 방문하고, 두 번째는 누가 댓글(리플)을 달았는지 보기 위해서 오고, 세 번째는 조회 수를 확인하러 온다고 합니다. 때론 글에 조회 수가 낮으면 자기 스스로 들락날락해서 조회 수를 조작(?)하기도 합니다. 인터넷에 글을 한편 올리고도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세 번씩 방문한다면 우리의 꿈과 목표를 위해서는 말할 것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꿈이 있는 사람은 꿈과 목표를 기록해야 하고, 나아가 그것을 책상이나 잘 보이는 곳에 부쳐두어 자주 쳐다볼 수 있게 합니다. 그렇게 해야 그 꿈과 비전이 나를 이끌어 가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사실은 뭔가를 투자하면 그만큼 관심과 흥미를 갖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렇습니다. 투자 한 것이 없으면 재미도 흥미도 관심도 없습니다. 사진을 찍어도 내가 나오지 않으면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서 사진을 보면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것이 바로 자신입니다. 우리가 만일 공부든 신앙이든 취미생활이든 무엇에든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마도 거기에 투자한 것이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학교, 직장, 교회, 동아리 등 무엇이든 하물며 주식도 자신이 투자한 것이 없으면 아무런 흥미도 관심도 없습니다. 일을 해도 재미가 없고, 공부를 해도 흥미가 없고, 봉사를 해도, 성경을 펼치고 예배를 드려도 별로 재미가 없고, 봉사나, 선교나, 기도도 왜 그렇게 다른 사람들이 열을 내는지 이유를 모르겠으면 그러한 일들에 나는 얼마나 투자를 했는지 잘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어떤 일에 관심과 흥미와 재미가 없다는 것은 투자도 안했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나는 그 일과 무관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 좋은 결과나 열매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디즈니랜드로 유명한 월트 디즈니사는 미국 사회에서도 좋은 기업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습니다. 한번은 경쟁회사의 사원들을 자기 회사에 초빙했습니다. 그리고는 월트 디즈니의 모든 시설을 다 보여주었습니다. 기업 기밀에 속한 것 같은 내용도 서슴없이 보여주고, 설명까지 해주었습니다. 탐방을 마치고 난 후 한 사람이 물었습니다.“이렇게 회사의 아이디어와 노하우를 다 공개해도 되는 것입니까?”월트 디즈니의 직원이 의미심장한 대답을 했다. “아이디어나 이런 연구시설은 모방할 수 있지만, 아이들을 사랑하는 월트 디즈니의 열정은 모방할 수 없습니다.”가슴속에 있는 아이들에 대한 사랑의 열정이 있기에 어떤 도전에도 이길 자신이 있다는 말입니다. 사랑의 열정에서 피어나는 엄청난 자신감입니다.
시설이나 환경은 얼마든지 흉내내고 베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 중요한 것은 정보나 지식이나 프로그램이 아니라 영혼을 사랑하는 열정만이 감동과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열정이 능력입니다. 아이디어나 노하우는 얼마든지 카피(copy)할 수 있지만 열정만큼은 카피될 수 없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우리 학교에는 바로 이런 열정이 필요합니다. 그저 흉내만 내는 가르침과 교육, 예배와 경건의 모양만 있는 채플만 가지고는 기독교학교라 말할 수 없습니다. 차지도 덥지도 아니한 까닭입니다. 지식만을 전수하는 교육이 아니라 영혼을 터치하는 사랑이 있기에 희망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선생님, 우리는 가르치고 배우는 일에 그리고 예배하고 섬기는 일에 얼마나 투자하고 계십니까? 아니 얼마나 관심과 흥미와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까? 관심과 투자는 비례합니다. 투자한 만큼 관심이 생겨납니다. 열정은 그냥 생겨나지 않습니다. 관심이 모이면 에너지가 되고, 에너지가 모이면 열정이 생기고, 열정이 생기면 꿈이 이루어집니다. (목포정명여자중학교 2008년 4월 7일 교직원예배:윤삼열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