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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무지개

물음표와 느낌표 2008. 3. 10. 12:38

영혼 무지개 (마태5:4 ) 427장

 

  겨우내 움츠렸던 어깨를 활짝 펴고 아지랑이 아롱아롱 피어오르며 새 생명이 꿈틀거리는 3월의 들녘처럼 아이들이 재잘거리는 우리 정명동산은 생동감이 넘쳐서 좋습니다. 해마다 맞이하는 봄이지만 미소짓는 얼굴에 수줍은 처녀처럼 기분이 들뜨고 설레는 마음은 왜일까요? 싱그러움으로 마음마저도 하늘을 날듯 가뿐해지는 새로운 생명이 약동하는 3월에는 쌍무지개 뜨는 파란 들녘 넘어 봄의 향연 속으로 빠져들고만 싶습니다. 바라기는 따사로운 햇살에 기지개를 켜고 한껏 물오른 꽃망울처럼 우리들의 꿈과 사랑도 소담스럽게 피어나면 좋겠습니다.  

 

  요즘은 무책임, 무목적, 무감동, 무관심의 4무(四無) 시대라고 합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깊은 병에 빠졌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므로 이제 그동안 외면해왔던 삶의 목적을 다시 발견하고, 우리 자신을 먼저 치유하고 회복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순절은 좋은 기회입니다. 주님의 고난과 이웃의 아픔에 동참하는 경건과 절제의 생활을 통해 나를 찾고, 이웃을 찾을 수 있기에 그렇습니다. 게다가 내어놓을 수 없었던 마음의 고백들이 눈물과 함께 터져 나오며 비로소 아픈 마음과 영혼이 치유되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모니카의 눈물의 기도가 탕자 어거스틴을 성 어거스틴으로 변화시켰듯이, 아름다운 눈물이 가정을, 세상을, 역사를 지켜줍니다. 그래서 저는 기도합니다. 내 허물과 내 욕심으로 흘리는 눈물이 아니라 진정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소리 없이 함께 울어줄 수 있는 맑고 따뜻한 눈물을 배우게 해달라고 말입니다. 그것은 뜨겁게 흘리는 눈물일수록 더 높은 하늘의 메시지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저는 여러분과 함께 눈물의 프리즘 속에서 영혼의 무지개를 보고 싶습니다.

 

 

  눈물은 감동입니다. 참고 참다가 나오는 눈물은 격정이며, 순수입니다. 눈물은 속으로 삭이고 삭이다가 나올 때 순수의 의미를 갖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눈물을 사랑하고 믿게 됩니다. 눈물은 소중합니다. 그것이 참회의 눈물이든, 기쁨의 눈물이든 눈물은 가치가 있습니다. 눈물은 정직하여 강퍅하고 완악한 마음에는 눈물이 고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짓밟힘을 당하고 억누름을 당하고 낮아지려 할 때 눈물이 고입니다. 미국의 작가 중에 「오 헨리」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의 본명은 「윌리암 시드니 포어터」인데 텍사스 주의 오스틴 은행에 근무하고 있을 때 은행공금을 횡령한 죄로 5년형을 받은 죄수가 되었습니다. 그는 죄수가 된 자신을 원망하고 후회와 고통의 눈물을 쏟으며 생활하였습니다. 그의 빵은 언제나 눈물에 젖었고, 그의 수프는 언제나 눈물이 섞였고, 그의 베게는 언제나 눈물에 적셔있었다 합니다. 이 눈물 속에서 오 헨리는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딸에게는 자신이 감옥에 있다는 것을 알리지 않기 위해 「윌리암 시드니 포어터」라는 본명 대신에 「오 헨리」라는 필명으로 소설을 발표했고 200여 편의 소설을 남겨 오늘날 미국 국민들이 자랑하는 작가의 한 사람이 된 것입니다. 그의 인생 승리는 절망 속에서 쏟은 뜨거운 눈물의 결과입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은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라고 말씀합니다. 

 

 

  이처럼 눈물에는 힘이 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정화하는 힘이 있습니다. 눈물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것처럼 정서 순화를 뜻하는 '카타르시스' 효과가 있습니다. 비극(悲劇)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면 불안. 긴장감 따위가 해소돼 정서가 순화되며 마음의 정화(淨化)가 일어납니다. 프로이드에 따르면 현대인이 마음의 병에 걸리면 울어야 할 때에도 울지 못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눈물이 없는 사람은 불행하다고도 말합니다. 눈물에는 감정 냉각 효과가 있습니다. '비누로 몸을 씻고 눈물로 마음을 씻는다'는 말처럼 눈물을 많이 흘리면 마음이 깨끗해집니다. 울고 나면 가뭄에 기다리던 비가 내린 것같이 마음이 촉촉히 젖고 희망이 움트고 삶의 윤기가 넘쳐흐릅니다. 눈물은 더러운 마음을 깨끗하게 해 주는 세정제와 같습니다. 눈물이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사고를 지니고 뇌에 더 많은 산소가 공급되어 정신을 맑게 해준다고 합니다.

 

 

  눈물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위력은 총과 칼, 번뜩이는 예지와 분별력보다 눈물입니다. 눈물은 흡인력과 영향력이 있습니다. 눈물은 마음 가장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영롱한 새벽이슬과 같아서 굳은 마음을 녹이는 힘이 있고, 각오와 결심을 새롭게 하는 힘이 있으며, 비전과 꿈을 선명하게 합니다. 메마른 가슴에 긍휼과 사랑, 인애를 채우는 힘이 있습니다. 나아가 눈물은 영적인 힘이 있습니다. 눈물은 종종 천국을 볼 수 있게 해주는 망원경입니다. 스펄전 목사는 "마른  눈으로는 천국에 들어가기가 어렵다"고 했습니다. 순수한 눈물은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이게 합니다. 자신의 죄를 뉘우치며 흘렸던 다윗의 눈물(시6:6), 고난 속에서 흘렸던 욥의 눈물(욥16:20), 죽음의 절망 속에서 흘렸던 히스기야 왕의 눈물(사38:5), 고난 당하는 민족의 아픔 때문에 흘렸던 예레미아 선지자의 눈물(애1:2), 죄인들을 위해 흘리신 주님의 눈물(히5:7) 등이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이어 눈물 흘리는 자들에게 용서와 치유, 회복, 기쁨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가슴과 눈물을 통해 세상을 보면 더 영롱하고 찬란하게 보입니다. 오늘도 기도의 눈물과 수고의 땀방울로 사람들에게 희망의 아름다운 영혼 무지개를 비추는 귀한 한 주간 되시길 소망합니다. (목포정명여자중학교 2008년 3월 10일 교직원예배설교: 윤삼열목사)